잘 지내는 날들에도 먹구름은 있어.
모든 걸 잘 해내고 있다고,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다고 자부했는데 번쩍 머리를 스치는 네 글자에 나도 모르게 깜짝 놀랐다.
아등바등!?
난 스스로 무엇인가 늘 더 발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깊게 갖고 있다. 살아있는 삶이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계부를 쓰고 생활비에 맞추어 식단을 짜는 일도 설레었고, 주말마다 아이와 함께하는 볼거리, 할 거리를 찾아 검색하기도 즐거웠다. 사람과 삶에 대해 남편과 생각을 나누고 우리의 삶이 어떤지 희망차게 얘기를 한 게 불과 며칠 전인데...
아등바등이라니-
퇴근하고 막 집에 돌아와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오기 전 5분 동안을 아껴 쓰느라 급히 청소를 하고 난 직후였다. 아침 먹은 흔적을 정리하고, 널부러진 옷과 곳곳에 쌓인 문구류와 책들을 제자리에 갖다 두었다. 그리고 털썩 소파에 앉았는데 그렇게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며 네 글자가 머리에 번뜩인 거다.
내 마음속에 나는 그렇게 내가 힘든 줄도 모르고 움직이고 있었던 걸까, 그렇게 적당한 스트레스는 촉진제가 된다며 스스로 번잡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었나, 왠지 나 혼자만 그렇게 아등바등 인 것만 같았다. 그런 생각이 물밀듯 갑자기 마음을 적셨다.
그리곤 걷잡을 수 없이 내가 아등바등 애쓰는 것들에 대한 것들이 아련히 떠올라 손가락으로 세어지기 시작했다.
아! 그래서였구나...
생각이 도달한 장면에서 보이는 공통된 소재들..
지금 내가 걸어가는 곳을 비추는 말이 아니잖아!?
지나가지 않는 페이지도 있는 거였다.
나이가 들고, 환경이 바뀌어도...
수채화처럼 마음에 물들어 불쑥불쑥 올라오는-
도리도리~ 고개를 저어 본다.
마음 한켠에 있을지라도 이미 오늘의 내가 아니야.
벗어나려 또 한 번 아등바등....
그냥 지나가는 먹구름이다. 소나기는 오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