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무것도 아닌 순간
하늘이 파래서 너무 예쁜 가을에
한 발자국씩 사그러든다.
분명. 어디있든지 내가 갈거라고 했는데,
그래서 어디든 가고 싶은대로 가라고 했는데
도무지 지금은 어디 있는지, 어디로 가야하는지
제발 어떻게라도 알려주면 좋겠는데-
시계에 맞춰진 일상을 살아내다가
밤이 되어 이불 위 고요가 깔리면
가만히 더듬어본다.
어디쯤일까. 어디 계실까...
필요한 걸 사서 전해줄 수도 없고
중요한 정보를 찾아 말해줄 수도 없고
따뜻한 밥알 꾹꾹 눌러 고운 미음도 드릴 수 없으니
할 일 없어진 팔과 다리로
그저 나직이 읊조린다.
나는 못하잖아..
엄마가 대신 어떻게든 알려줘요..
어디로 가야 만날 수 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