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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Feb 07. 2022

조금은 이상한 교회이야기

어제 7명이 모인

교회에서 요한복음 17장  예수님의  대제사장적 기도를 말씀으로 목사님이 말씀을 간략하게 전하신 후,

질문과 생각들을 나눴습니다.

새로 출석하기 시작한 기린(별명)은 회사 일로 참석하지 못했는데,  기도자는 기린과

기린의 개아들을 위해 기도를 했을 뿐 아니라, 다른 교우들의 개아들인 갈렙과 세찌를 위해서도 기도를 했습니다.

예배를 드린 후, 우리 개아들까지 교회에 데리고 오면 어떨까 이야기가 나왔지만, 결론은 나지 않았습니다.

사실 기린은,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할 수 있는 회사에 다니니까, 교회에 반려견이 올 수 있는 건 당연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지만 말이지요.


과거,

어느 목사님이,

소를 위해 혹은 개나 돼지를 위해 안수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얼마나 황당했는지, 과연 목사가 소, 개, 돼지를 위해 안수해야 한다니 황당하다고 말할 때,

'왜지?', '그게 왜 이상한 걸까?'

생각한 적이 있는데, 요즘에서야 그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그만큼, 동물들은 사람 만큼 대우를 하지 않은 거지요.

저는 여전히, 사람들의 필요를 위해,  반려동물들을 상품으로 삼아 강제 임신 시켜 세상에 나오게 하고, 그 개체 수를 늘리는 것을 반대하지만,

그리고 저는 반려견을 기를 생각이 없지만,

우리에게 온 반려견들을 우리와 같은 생명으로 여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질문이 진지하고 어느 정도 집요하기까지 하거나 각각 생각이 많고 다양한 교우들로 인해 결코 목회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지난 2년 동안 친구가 되어왔고, 서로를 신뢰해가며, 조금은 황당하게 벌어지는 이런 일들로 함께 즐거워하고 계심을 느낄 수 있어 좋습니다.


어제 예배에 사뭇 진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고, 배부르게 점심을 먹었고,

돌아와서 또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루미큐브 게임까지 하고 각각 집으로 흩어졌습니다.


엄마 장례에 와주신 교우와 당시 목사님께 인사드리러 갔다가, 너무 작은 교회라 발길을 끊을 수 없어 출석하기 시작한 그곳에서 시간이 지나가며 소소한 기쁨과 만족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냥,

어제 일을 돌아보다가,

주저리주저리 쓰고 있습니다.


푸짐한 점심상 사진을 올리고 싶었지만, 올리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생선이 가득했거든요.

사실 어류, 육류는 최소한 줄이려는게 제 생각인데, 어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생선구이들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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