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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Sep 11. 2022

<몸을 돌아보는 시간 2>-11

요즘은 신경과, 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를 순례한다.

7월 29일 외래로 신경과(9:00)와 소화기내과(10:15)에 갔다. 신경과 의사로부터 퇴원하는 시점까지 나오지 않았던 결과까지 종합해 남편의 건강상태, 약 처방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소화기내과로 갔다.     


⓵신경과

진단병명 – 다발성말초신경병증.

굵은 신경에는 이상소견 없으나 위로 올라가는 감각신경에 이상 신호 있다. 눈에서 뇌로 가는 신경이 좋지 않다. 뉴로틴을 처방한다. 부작용으로 어지럼증 있을 수 있다. 담낭(쓸개)에 양성종양이 있다. 이 점에 대해선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독소에 의한 것일 수 있는데, 혹 간 치료제로 인한 것일 수 있다. 현재의 상태를 보아서는 약을 끊어서는 안 될 테니, 소화기내과 의사와 상의하면 될 것이다.      

인지검사 결과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그러나 다른 검사에 의하면 경도의 인지기능 저하가 보인다. 뇌 기능을 위한 영양제로 간에 독성 없는 은행추출물 약제로 처방한다(기넥신에프정80mg)      

그 외 군데군데 증상 없는 척추디스크 있다. 폐의 경우 폐포의 크기가 약간 줄어있는 상태다.     


⓶소화기내과

소화기내과의 경우 의사는 남편이 입원해서 검사받은 것들을 근거로 해서 설명했다.      

간염 수치 2700. 상당히 높다. 정상은 0 이하다. 이는 간에 염증이 얼마나 있는지 알려주는 수치다. 수치가 낮을수록 좋다. 간 수치는 2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51, 다른 하나는 29로 약간 높다(이 부분도 정확하지 않다. 하나는 뭐고, 다른 하나는 뭘까? ). 간경화나 간암은 아니다.

약의 꾸준한 복용과 금주가 중요하다. 이미 복용 중인 프리어드’라는 약의 경우, 콩팥과 골밀도를 나쁘게 할 가능성 있으나 현재로선 내성 등, 비교적 안전한 것으로 인정받은 약이다. 성분이 같은 비리어드를 처방하겠다.     

류마치스 인자와(기억에는 없는데, 메모가 되어 있다. 다음 내원 때 물어야 한다) 암인자의 수치가 높은 상태이며,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매우 낮은 상태다.


갑상선에 이상이 생기면 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간이 좋지 않아 굳어지면 비장에서 간으로 갈 혈액공급이 잘 안 되어 혈소판 수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간 상태가 현재의 낮은 혈소판,  백혈구 수치, 그로 인한 빈혈을 설명하지 못한다. 간이 많이 나빠지면 비장에서 간으로 가는 혈류가 막혀, 비장 자신에게 쌓아놓게 되어 비장이 확대되고 확대된 비장이 혈소판을 필요 이상으로 제거하게 된다. 그러나 남편 비장의 크기는 문제없는 정도다. 자세히 알기 위해 DNA 검사를 위한 피검사를 할 것이다. 2주 뒤에 외래로 오고, 하루 전날 채혈을 하기로 하자.      


간이 굳으면 간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을 처리하느라 비장(脾臟, 지라, spleen)이 정상인의 2배가량 커진다. 비장은 몸속의 불필요한 혈소판도 제거하는데, 크기가 커지면 과도하게 혈소판을 제거해 혈소판 수치가 감소한다. 정상수치는 130~400 10³/uL이다. 세 수치 모두 혈액검사로 간편하게 알 수 있다.(출처: https://consline.co.kr/5382 [건설워커 컨스라인:티스토리])     


⓷소화기내과, 내분비내과

8월 11일, 12일 이틀간 병원에 갔다. 11일에는 소화기내과 의사가 제안한 DNA 검사를 위해 채혈을 하러 갔고, 다음날인 12일에는 소화기내과와 내분비내과 진료를 받았다. 소화기내과는 오전 11시 30분, 내분비내과는 오후 3시 30분. 그 사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소화기내과 의사의 소견에 의하면, DNA(이게 간바이러스의 DNA인지, 그냥 피의 DNA인지 잘 모르겠다. 내원하면 다시 물을 것이다) 검사 결과는 23이다. 괜찮다. B형 간염의 E 항원은 음성이다. 바이러스의 활성화가 꺾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러스 수치에는 두 가지가 있다. 증식을 나타내는 수치와 항원 수치로 가늠되는 바이러스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가 있다. 증식을 나타내는 수치가 과거 100만이었던 적이 있는데 지금 27. 그만큼 좋아진 것이다.

바이러스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는 2700. 좋지 않다. 어차피 1000을 넘어가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 완치는 거의 불가하다. 절대로 약을 끊으면 안 된다. 어쩌다 하루 정도 깜빡하고 못 먹을 수 있겠으나, 며칠 동안 먹지 않을 경우, 약이 기능하지 않을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반드시 잊지 말고 복용해야 한다.     

결론으로는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매우 낮은 걸, 간 혹은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연결 지을 수 없다, 신경과 진료시간에 다시 묻기로 한다.    

다음 예약은 3개월 뒤인 2023년 1월. 간초음파 촬영과 채혈을 예약했다.  


신경과에서 입원 기간부터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정도가 심각하다며 약을 처방해 주었기에 2주 동안 남편에게서 보이는 어떤 증세가 이미 나아진 상태였다. 눈가가 희어지고 얼굴이 부어 보였으며,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추위를 탔으며 이전에는 없던 변비 증상이 있었는데 그런 증상이 줄어있었다. 검사 결과에 의하면 그동안 갑상선 호르몬이 거의 분비되지 않았으며 처방한 약을 먹은 뒤로 상당히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다만 여전히 갑상선 호르몬 분비를 자극하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수치가 높은데 그건 스스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걸 의미했다. 간 초음파를 찍어보기로 하고, 이후 복용량을 다시 생각해보자고 했다. 분량을 늘리게 되면 신장에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날은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예약한 후, 처방받은 간을 위한 약 비리어드 6개월분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신경과와 소화기내과 의사는 상당히 신뢰가 가지만, 내분비내과 의사는 신뢰감이 제로 상태다. 묻지 않으면 필요한 말을 들을 수 없을 것 같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수 없이 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혹 의사를 바꿀 수 있는지, 병원에 확인해봐야겠다. 신경과에서 처방한 약 복용 후, 걸을 때 느꼈던 휘청거림과 뒤뚱거림은 80% 정도 회복되었다고 남편은 말했다.      


집에 돌아와 피곤해서 졸음이 쏟아졌다. 그러면 밤잠을 자지 못할 것 같아 넷플릭스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를 시청한 후, 수면 시간을 지켜 잠을 청했다. 출판사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에 응모했던 건은 낙방했다. 아주 잠시 섭섭했지만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다만 썼던 글이 아깝긴 해서, 브런치와 블로그에라도 남기긴 해야겠다. 언제나 느끼는 일인데, 읽고 있는 글의 형식을 따라 내가 글을 쓰는 것 같다. <많은 바닥을 닦으며>(마이아 에켈뢰브|교유서가)를 읽고 있기에 지금 마이어처럼 일기 형식을 따라 쓰고 있는 듯하다.     

자신과 가족, 나라와 세계, 노동과 자본과 전쟁, 집안일과 청소일. 책과 운전기사, 경제와 정치를 아우르는 청소학사(대학의 어떤 학점을 이수한 경험이 있으니 '학사'라고 하자. 그러나 실은 초등교육을 겨우 받았을 뿐이다) 마이어처럼 글을 쓸 수 있게 된다면 충분히 멋진 사람이 될 텐데. 그러나 결고 그럴 수 없다. 그녀의 치열한 삶을 살아본 적도 그녀처럼 최선을 다해 살아본 과거도 현재도 없으며 미래도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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