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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Jan 07. 2024

1월 7일

남편과 함께 넷플렉스로  미드 <굿 닥터>를 시청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 동성 커플이 등장하는데, 둘 간의 갈등이 생겼다. 꽤 심각한 정도다. 파트너인 간호사에게, 검사로는 양성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 에이즈가 있는데(이럴 경우 감염되지 않는다), 그 사실을 파트너에게 말하지 않았다. 파트너는 자신에 대한 신뢰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 말하기 쉬웠겠나?

오랜 동안 거절당한 경험은 새로운 파트너를 잃을까 두려워했던 그 마음은 어땠을까? 당사자들의 이해와 동료들의 조언 등으로, 결국은 '사랑'이 있었기에  갈등은 해결되었다.서로 사랑한다는 고백과 함께 키스하는 장면이 나온다.


드라마 시청 중, 남편이 하는 말이 나를 놀라게 했다.

"아이고 동성 부부가 싸우는 거야? 부부란 게 원래 그런 거지. 뭐 어쩌겠어?"


내가 쓴 책, <이 정도면 충분한>을 남편이 읽을 때 살짝 긴장했다. 그 안에도 동성애 문제를 언급했다.  남편이 나와 생각이 다른 경우가 실제로 많아서, 그걸 염려하며 글을 쓸 때 매우 조삼스럽게, 어딘가에 치우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썼다.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글 내용에 거부 반응을 일으크기보다는 한번쯤 다시 생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래서였을까? 그 부분에 대해 남편이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친구들에게도 권했다. 어쩌면 내가 쓴 글에서 한 번 동성애에 대한 생각을 고려해봤을 수도 있겠다 싶다.  


<굿 닥터>가 다만 의료 문제만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병원이라는 현장에서 실제로는 드러나지 않는 삶의 문제들을 들춰내고, 그 문제에 접근하는 법이 좋다. "진짜 좋다."

좋은 책, 좋은 영화와 드라마, 문화가 때로는 종교가 이끌지 못하는 구원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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