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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Feb 15. 2024

2월 14일

어제 13일 청어람아카데미의 사순절 프로그램 기획을 마주하다가, 나도 그동만 하지 않던 일을 해볼까 생각했다. 그동안 따로 절기에 대한 감각이나 계획을 갖고 실천해보지 않았지만, 나쁜 일 아니라면 안 될 것 없다는 건 내 생각이기도 하니까.     

<생태주의자 예수>(프란츠 알트 지음|손성현 옮김|나무심는사람)를 사순절 기간 읽어보기로 했다. 어디에 묻혀있는지도 모르는 책을 찾아냈다. 표지에 적힌 글이 이랬다.     


"2천 년 전 나사렛의 한 젊은이는 이렇게 가르쳤다. 감탄하고 사랑하고 배울 수있는 사람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축복받은 사람이라고. 이 세상은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모든 사람의 소유욕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곳이라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었다."     


그리고 오늘 사순절 1일. 책을 펼쳤다.     


"인류의 생존은 정신과 영혼의 철저한 방향 전환에 달려있다.

새천년에는 100억에 이르는 사람들이 물질적으로 현재 선진산업국에 사는 8억의 사람들처럼 살기 원한다. 그러나 지구는 그런 용도로 만들어진 행성이 아니다. 또 우리가 그런 상황에 미리 대비하고 있다는 것도 아니다."     

"예수가 원한 것은 새로운 종교가 아니라 새로운 삶이었다. 이 세상은 모든 사람들의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충분하지만 모든 사람들의 소유욕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한 곳이라는 것이 그의 가르침이었다."     

<생태주의자 예수> 13.     

    



하필이면 어제 인체 장기 이식을 위한 돼지를 일본에서 만들어냈단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건 얼마나 힘든 일인가. 그러나 누군가 - 어쩌면 충분히 살았을지도 모르고, 또 이렇게 태어난 생명체의 장기를 이식할 만큼 충분한 소유가 있는 - 의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죽이기 위한' 생명을 만들어내는 건 옳은가? 

    

"놀랍게도 현실 사회에서 우수함을 인정받아 이른바 '주류'를 형성한 사람들의 눈은 다른 생명, 더 큰 생명이 상처 입고 파괴되는 실상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많다." _ <생태주의자 예수> 8. 옮긴 이의 말 중에서.     


하지 않던 짓. 하기로 하길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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