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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선 Mar 02. 2024

3월 2일

사순절 15일

사순절 15일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안다면 너는 복된 사람이다."




예나 지금이나 태양은 창조 능력의 가시적 표현이다. 바로 이 힘의 원천으로부터 모든 것이 자라난다. 우리 조상들은 태양의 모든 생명의 원천이라는 사실을 한 순간도 망각하지 않았다.

인류가 1년 동안 쓸 수 있는 에너지를 태양은 8분만에 보낸다. 태양 말고도 바람, 물, 풀, 나무, 밀물과 썰물, 파도, 수소, 지열, 폐기물, 바이오가스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잠재력은 무한하며 지구의 모든 나라가 자기 나라에서 나는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고 환경과 기후에도 해가 되지 않는다.

오늘의 환경운동은 창조질서의 보전을 지향하면서 부분적으로는 아직도 금욕주의와 희생을 외친다. 그러나 예수는 우리가 자연의 풍요로움 다양한 무한함에 주목할 것을 권한다. 예수는 하나님을 교리로 설명하지 않고 자연의 이미지로, 농사의 이미지로, 우주의 이미지로 그려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창조의 하나님이 예수의 아버지다.

봄이 되면 언제나 자연은 무제한의 생명으로 채워진다. 예수의 가르침은 뭔가를 포기하라는 설교가 아니다. 그저 자연의 법칙을 가리킬 뿐이다. 그 법칙을 지켜야만 우리는 풍성한 생명과 기쁨에 이룰 수 있다.


튼튼한 공동체는 새로운 길을 간다. 생태와 경제는 별개가 아니다.


뮌헨의 지방 관할구역인 에버스베르크에서 1996년 여름 주 의회와 독일 자연 환경 보호 연합 BUND, 설비회사, 그리고 중산층 은행인 슈파카세가 연합하여 '에버스베르크 태양의 길' 행사를 열었다. 100명 가량의 사람들이 모였다.

태양열 집열판을 얻을 수 있는 비용, 연료비 절약과 환경보호라는 유익을 설명했고, 은행은 5.5%이자의 신용대출을 제안했으며, 국고 보조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이날 저녁 행사를 주최한 사람들과 거기에 참석한 사람들은 - 그 어떤 주일 설교를 들었을 때보다도 - 생태적 예수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폴하르트 의원이 '에버스베르크 태양의 길'의 첫 번째 목표는 이 지역에 천 개의 태양열 지붕이 설치되는 것이라고 말했을 때 기쁨의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행사가 끝난 뒤 한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교회가 동참하는 것 뿐이군요."


반년 뒤 그곳에는 이미 50개의 태양열 기기가 설치되었다. _ 프란츠 알트 <생태주의자 예수> 135~165.




청파감리교회는 "생명ㆍ평화" 라는 정신으로 이미 오래 전부터 교회의 식사, 난방등 에너지 등 그 정신을 실천해오고 있는데, (나는 교회 수첩에서 조차 다른 교회들과 달리 직분맡은 자들이 가나다순으로 표기되어 놀란 적이 있다. 그 일로 내가 처음 놀란 건 전도사로 있게 된 교회에서 교회 수첩을 만들면서였다. 수첩 명단이 가나다순이 아니어 왜 이렇게 불편하게 수첩을 만드는지 물었고, 놀라운 답이 나를 놀라게 했다. "장로며, 권사며, 안수집사며 다들 먼저 직분을 맡은 순서로 기록해야 한다"는 게 답이었다. 교회라는 곳이 이런 부분에서조차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분개하며 나 역시 별수 없이 기존 체제에 순응하며 교회 수첩을 만들었다)

이미 오래 전 큰 비용을 들여 태양열 집열판을 세웠다.


교회 안에서조차 오래된 장로, 권사, 안수집사라며 평등하지 않고 그 권위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교회가 과연 모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며, 후대에게 남겨줄 지구환경을 생각할까? 의심스럽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정책은 교회가 앞서 해나가야 할 일이다.


"네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안다면 너는 복된 사람이다."

예수가 한 말에


"네가 무슨 일을 해야할 지 안다면 너는 복된 사람이다."

"어떤 교회가 무슨 말을 나눠야 할 지 안다면 그 교회는 복된 교회다."

라고 덧붙여야 할 것 같다.


증평에 내려가 사는 서방님 부부는 태양열 집열판으로 인해 극히 적은 비용으로 여름을 시원하게, 겨울을 따뜻하게 보낸다.

과거 아버지는 심야전기를 사용해 그렇게 지내셨지만, 아마 아직 살아계셨다면 분명히 태양열로 냉난방을 하셨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거의 아파트에 주거하는 형편이다. 건축법을 고쳐야 하지 않을까!


"1996년 가을 잘즈부르크에서 있었던 일이다. 오스트리아 주재 독일 상공회의소에서 나(프란츠 알트)에게  "21세기 에너지 경제" 라는 제목으로 강연을 부탁했다. 그 자리에서 나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 외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역설했다. 가장 최근에 개최된 세계 에너지에서 확인된 것처럼, 앞으로 38년 뒤에는 석유 자원이 고갈될 것이다. 그러자 아랄-오스트리아의 현직 대표가 언성을 높였다. "당신의 계산은 완전히 틀렸소. 21세기의 에너지 문제는 없을 것이요- 석유도 최소한 50년은 갈거요." 한 사회의 지도급 위치에 앉아 있는 에너지 독점 세력들이 세계정책의 가장 중요한 주제를 논의하는 것이 바로 이런 수준이다. 우리는 자연이 수백만 년에 걸쳐 모은 것을 불과 몇십 년 사이에 모조리 소비하고 있다. 그런데 기껏 그 자원이 38년 갈 것인가 50년 갈 것인가를 놓고 갚는 의석이라니!" _ 프란츠 알트.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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