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왜래 의사인지 간호사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이분이 이전 수술 후 정기 검진 때 내 팔의 근력 조사, 운동 지도를 해주셨다)선생님이 입원실로 나를 찾아와 내게 묻고, 나는 답했다.
"지난 번 수술하셨을 때는 어지럼증 때문에 많이 힘들어 하셨잖아요? 그런데 이번엔 어떻게 괜찮죠?"
"수술 전에 마취과 선생님이 저랑 의논하셨어요. 무통 주사 때문에 부작용이 심각하신 걸로 아는데요. 무통 주사약을 줄일까요? 대신 그러면 통증이 좀 많아집니다." 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어지럼증과 울렁증은 견디기 힘드니까 차라리 통증을 조금 더 감수하겠다고 했고요. 그래서 무통주사 약을 줄이시기로 했어요.
"아. 그러셨구나"
그랬다. 내 경우 무통주사 부작용이 너무 심각해서 수술할 때마다 정말 견딜 수 없이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진료 때부터 누누이 무통주사와 항생제 부작용을 말했다. 이 (간호사인지 의사인지 모르는) 선생님은 항생제 부작용이라기 보다는 마취약으로 인한 증상일 것이며, 그래서 곧바로 울렁증 치료제를 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때까지 나는 언젠가 시술을 받으러 들어가면서 항생제라며 링거를 다는 순간 시작된 울렁증을 느낀 적이 있어 항생제 부작용도 있는 줄 알았다.
환자의 그런 말을 듣고도 꿀먹은 벙어리같이 아무런 대답도 없었던,
심지어 부작용으로 거의 죽겠다 싶었던 그 순간에도 주사만 꽂을 뿐, 어떤 대화도 없이 환자를 투명인간 취급했던 이전의 대학병원을 더는 다니지 않기로 했다.
5년 전 지금처럼 오른 팔을(이번엔 왼팔)수술할 때,
나는 나의 부작용에 대해 미리 의료진에게 말했고, 마취에서 깨어나면서부터 부작용이 시작되자 바로 협진으로 다른 과 의사가 찾아왔다.
"저는 ㅇㅇ과 의사 ㅇㅇㅇ입니다. 무통주사 부작용이고, 현재 혈압이 40밖에 안되는 상황입니디. 즉시 울렁증 치료제를 넣을 테니 곧 좋아질 거예요. 걱정 마세요." 라고 했다. 그런 설명과 조치에 감사했고, 증상은 빨리 멈췄다.
역시 이번에도 의사와 간호사가 그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줬다. 수술 전 마취과 의사가 다가와서 내게 그렇게 말한 것이다. 이것이 내가 《몸을 돌아보는 시간》(조희선, 사자와어린양)에서 말한 의사와 환자 간의 치료 동역자 관계다
이번에도 이 병원을 택한 건 지난번에 쌓은 이런 신뢰 관계 때문이다. 물론 회전근개 파열 수술에 대한 대해서는 이 병원의 의사가 상당히 실력 있는 권위자라는 사실과 함께.
병원 측의 이러한 배려, 아니 배려라기보다는 환자와의 치료 동역 관계로 인하여 나는 속히 일어나 걸을 수 있었고, 걸으면서 곳곳에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휴식 장소들을 볼 수 있었다. 고마웠다. 신체 구조상 눕기만 하면 어쩔 수 찾아오는 심한 통증은 어쩔 수 없다.
잠을 잘 수 없어서 한밤중에ㅈ일어나 계엄이라는 놀라운 시국을 맞이했고 이후 몇 날 며칠이 되도록 여전히 거의 잠을 잘 수 없다.
오늘부터는 적어도 샤워가 가능하다. 한 단계 발전한 것이다. 앞으로 1월 7일 부터는 팔 보조개를 뗀다. 물론 재활이 쉽지는 않지만 그때부터는 밤에 잘 때 찾아오는 통증도 많이 줄어들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