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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섭섭 Sep 09. 2015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보니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

하늘과 땅이 하얗게 반짝이는 한 장의 사진으로 세계의 여행자를 유혹하는 곳, 볼리비아의 우유니 소금 사막. 비가 내리고 난 뒤 하얀 소금 사막에 고인 물에 온 세상에 반사되는 모습은 숨이 막히게 아름답다.


나또한 그 한 장의 비현실적인 사진에 정신 못 차리고 산 넘고 물 건너 먼 길을 찾아왔지만, 멍청하고도 아쉽게 지금은 6월, 우기가 한참 지나 소금 사막이 사하라 사막처럼 빠짝 말라있다.

그러나 정말로 멍청하고 무의미한 발걸음은 없는 걸까.

라파스에서 밤을 꼬박세우며 지옥처럼 차가운 버스를 견뎌 도착한 소금사막은 내게 자연의 비밀에 한걸음 다가갈 기회를 준다.


지구 위 가장 거대한 거울이라 불리는 우기의 소금 사막이 대자연의 아찔한 화려함을 보여 준다면, 메마른 6월의 소금 사막은 자연이 그 짜릿한 아름다움 속에 고유의 질서를 감추고 있음을 말해준다. 물이 빠져나가며 만들어내는 펜타곤의 신비로운 자취가, '자연스럽다.'라는 말에 대해 새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고개를 들어 세상을 보니,

모든 자연스러운 것에는 나름의 질서가 존재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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