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베리아 문화도시 이르쿠츠크의 미술관
극동의 블라디보스톡에 있는 연해주 국립 미술관을 다 둘러보셨다면, 이제는 시베리아로 가보겠습니다.
바이칼 호수가 호위하는 동시베리아의 문화도시이자 데카브리스트의 도시 이르쿠츠크,
그곳에도 놀랄 만한 미술관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으니 말이죠!
크게 본관, 시베리아 미술관, 수카초프의 저택 세 건물을 모두 포함하고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레닌 거리의 중간쯤 위치하는 본관에 가시면 낯익은 느낌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미술관 본관 중심으로 소개해드릴까 합니다.
이르쿠츠크 주립 미술관의 콜렉션은,
이곳에서 나고 자란 시장 출신의 활동가 블라디미르 P. 수카초프(1849~1920)의 19세기 말 개인 수집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수카초프의 그림 수집은 1870년 상트페테르부르크 화가들 작품을 소장하게 된 것이 첫 시작이었는데, 전통적으로 해당 연도를 미술관 설립일로 보기도 합니다. 비록 시베리아에 있지만, 이곳은 놀랍게도 트레챠코프 미술관과 에르미타주 박물관 이래 우랄 산맥 너머 러시아에서는 가장 오래된 미술관 중 하나인 거죠.
수카초프 사망 이후 국가 소유가 된 미술관이 정식 오픈하게 된 건 1936년이었는데요,
현재는 그림, 그래픽, 조각, 공예품 등 2만 3천 여 점을 소장하고 있어 규모가 작지는 않습니다.
본관에서는 17~21세기 초 러시아와 서유럽 미술, 14~20세기 아시아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장 내부가 약간의 허름한 느낌은 있지만 나름대로 옛 멋이 그대로 살아있지요!
이콘화부터 러시아 풍경화 등이 가득한데요,
무엇보다도 이곳에서 주목해서 봐야 할 작품은 단연 일리야 레핀의 작품일 겁니다.
바로 <가난한 소녀 어부(Нищая Девочка - рыбачка)(1874)>로, 눈길을 사로잡는 그림의 강렬함이 그야말로 독보적입니다. 이 그림은 수카초프가 레핀의 작업실에 가서 구입해 온 것으로, 20세기 중반 모스크바의 트레챠코프 미술관에서 이를 가져오고 싶어했답니다. 그래서 이르쿠츠크 미술관 측에 레핀의 소녀 그림과 수리코프 초상화 두 점의 맞교환을 제안했는데, 그 가치가 상당한지라 이르쿠츠크에서는 넘겨주지 않았고 그 이후로도 계속 이곳을 지키게 되었다 합니다.
그밖에도 바다 그림으로 유명한 아이바좁스키, 크람스코이의 초상화를 비롯해,
사브라소프, 페로프, 쉬시킨 등 거장들의 풍경화, 수리코프의 풍속화 등도 찾아볼 수 있답니다.
보물 하나하나 발견하는 재미가 있겠지요?
바이칼 호수 가기 위해 이르쿠츠크에 들르게 되시거든
수카초프 주립 미술관, 놓치지 말고 꼭 가보세요!
★ 주소 : 본관 Lenin Street, 5, Irkutsk, Russia ( ул. Ленина, 5)
★ 시간 : 10:00~18:00 (월요일 휴관)
★ 입장료 : 150루블(통합권 400루블)
★ 가는방법 : 이르쿠츠크 키로프 공원에서 레닌 거리 따라 남으로 도보 7분
★ 사이트 : http://www.museum.irk.r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