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와 다름없는 날이었다.
퇴근 후
한 마리 한 마리
고양이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론이 와 빈이를 지나
화장실 옆에 앉아있는
탄이에게 다가갔다.
입과 목주변이 침으로 흥건했다.
탄이는 헤어볼을 잘 토하지 못해
토 한 직후 침을 많이 흘리는 경우가 잦았다.
이번에도 그런 상황이라 생각했다.
물티슈로 얼굴과 몸을 닦아주었다.
늦은 밤부터 재채기를 하며 콧물을 뿜었다.
코가 꽉 막혔는지 입으로 숨쉬기 시작했다.
기운이 없어지고, 식욕도 사라졌다.
새벽 내내 켕켕! 하며 재채기를 했다.
숨쉬기 어려워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거의 뜬 눈으로 새벽을 지났다.
후에 이야기지만
남편은 그날 탄이가 죽는 줄 알았다 했다.
다음날 찾아 간 병원에서는
상부 호흡기 질환이며 명확한 원인은 알 수 없다 했다.
호흡기 치료를 하고, 수액을 맞은 후 경과를 보자 했다.
6시간 후, 다행히 식욕이 조금 돌아와 약과 함께 퇴원했다.
며칠간 이어진
네블라이저 치료와 약 복용을 통해
하루하루 상태가 호전되었다.
변해버렸던 목소리도 다시 돌아왔다.
그제야 남편과 나도 편하게 잠들 수 있었다.
동물에게도 그런 표정이 있었다.
한없이 무기력하고 고통스러운 표정.
내 고양이에게선 보고 싶지 않은 얼굴이다.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네블라이저 치료 중인 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