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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과 념념

by 키풀



동물과 함께하는 집이라면

어느 집이나 주의해야 하는 단어나 소리가 있을 것이다.

어떤 집은 '산책'

어떤 집은 캔 따는 '소리'

어떤 집은 '간식'


우리 집의 문제 어는 '냠냠'이다.



고양이가 어릴 때부터

'냠냠'줄까?라는 말과 함께

1주일에 한 번 (간식을 빙자한)

습식사료를 줬다.



몇 개월이 지나자

'냠'이라는 한 단어만 말해도

다른 방에 있다가

총총 거리며 뛰어왔다.



남편에게 아무 생각 없이

'이따가 냠냠 주자'라고 이야기했다간

지금 당장 내놓으라는

고양이의 따가운 시선을 견뎌야 한다.


그래서 사람끼리 대화할 땐

'념념'이라고 말하거나

그냥 '그것'이라고 지칭해야 한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냠냠을 주는 전용 그릇끼리 부딪혀 내는

달그락 소리만 들어도 눈치를 버려서

그릇 정리도 조심스럽다.







얼굴에 다 묻히고 먹는 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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