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같지 않은 2026

by Hee

새해가 다가오면

연말부터 고민하며 새해 목표를 세우고,

새해에 출근해서 새로운 플래너를 펼쳐 첫 장을 기록하는 것이 내 새 해 첫 루틴이었다.

새 플래너에 기록하면 뭔가 새롭게 시작하는 느낌이 나곤 했으니까


올해는 유독 새해 같은 느낌이 없다.

회사를 가지 않아서? 회사 내 자리에 앉아 새 플래너를 펼쳐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해서?


연말은 화려하고 따뜻하게 보내놓고, 새해 같은 느낌이 없다고 그냥저냥 지내고 있는 2026의 8일 차 저녁.


아기, 강아지, 남편이랑 하루하루 진짜 재밌고 행복하게 보내고 있는데 뭔가 새로움이 없다,

날 위한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서 인가? 그렇다면 계획을 세우면 되는 데 있는 힘껏 게으르게 보낸다.


연말쯤 걸렸던 독감 이후로 두 달 정도 끈기 있게 해 오던 운동루틴도 사라지고, 식단? 말도 못 하게 몸에 안 좋은 것만 먹어댄다.

우스워우스워…. :(


하루하루 아기와 보내며 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으니 새로운 느낌이 나지 않았나 보다,

더 가라앉지 않게 나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는 걸 알면서도 쉰다는 명목으로 누워서 휴대폰만 붙잡고 있다.


이런 무기력함은 나랑 어울리지 않는데

아이를 출산하고 아주아주 가—끔씩 찾아온다, 한 번 찾아오면 쉽게 도망가주지도 않아서 원망스럽다.


이제 곧 출산 5개월 차다, 나의 게으름과 무기력함에 호르몬 핑계는 이제 그만 대고 싶다!!

오늘 이렇게 또다시 다짐을 했으니 이걸 새해 다짐으로 퉁쳐야겠다.


새 플래너가 아니면 어때, 뭐 얼마나 대단한 루틴이라고!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는 아기와 그 아기를 키워내고 있는 날 스스로 응원한다, 아자아자! (늘 듬직한 나의 남편도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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