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 실행계획 3단계 - Ideate
09 끌리는 아이디어를 도출하라
2017년도 저물어 간다. 시간이란 어떤 존재인가? 과거, 현재, 미래는 과연 어떤 개념인가? 지금 글을 쓰는 이 순간은 현재인가 이미 지나간 과거인가? 난 과연 현재를 살고 있는 건가 아님 미래를 살고 있는 건가? 그것도 아니라면 그저 흘러가는 것에 몸을 던져둘 뿐인가? 어지럽다. 이렇게 2017년을 보낸다. 근데 이 표현도 맞는 건가?
이 글을 쓰는 이 순간 내 심정이 이렇다. 디자인씽킹 실행계획 3단계에서 꽉 막힌다. 왜일까? 고객의 입장에서 공감하고, 문제를 정의하면 고객의 요구사항(Needs), 고통(Pain Points) 등을 파악하게 된다. 그다음 단계는 고객에게 적합한 해결방안, 즉 아이디어를 내어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계로 넘어간다.
그런데, 아이디어 도출하면 뻔한 얘기를 하게 된다. 거의 모든 책이 브레인스토밍 얘기를 한다. 그러면서 상투적인 말들 즉, 아이디어는 많을수록 좋고, 남의 의견에 비판하지 말며, 타인의 아이디어에 빼기(-) 보다는 더하기(+) 위주로 의견을 제시하며,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등등등등등...
짜증이 밀려오는가? 나도 그렇다. 나도 브레인스토밍 한다고 회의실 잡아 놓고 해본 경험은 많으나 실제로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고 그게 제품화된 적은 별로 없다. 회사 내엔 직급이 존재하며, 권한이 다르며 다른 한계를 두는 유무형의 장치들이 많이 있기에 결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브레인스토밍이 되지 않는다.
그러니, 먼저 계급장 다 떼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자. 그리고 많이 듣자. 많이 들으며 상대방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감하도록 해보자. 그리고 가급적 그림이나 도식화된 프레임을 사용하여 아이디어를 시각화(Visualization) 해보자. 여기에 브레인스토밍을 진행하는 진행자(Facilitator)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진행자는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져 참여자들을 지속적으로 자극해야 한다. '디자인씽킹, 경영을 바꾸다. (진 리드카, 팀 오길비 저)'에 따르면 이런 질문을 촉발유도 질문(Trigger Question)이라 한다. 이 책에 나오는 몇 가지를 내 의견을 가미하여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 촉매제가 될 만한 인용구나 스토리 활용하기(Use catalyzing quotes and stories)
브레인스토밍에 자극이 될 만한 그림이나 문구를 브레인스토밍 회의실 벽면에 걸어놓는 것이다. 예를 들면, 영국 시인 알렌산더 포프(Alexander Pope)의 '실수는 인간적인 일, 용서는 신성한 일' 이던가, 링크드인 창업자 리드 호프먼(Reid Hoffman)의 '만약 당신의 첫 제품이 부끄럽지 않았다면, 이미 너무 늦게 만든 것이다' 등의 문구 말이다.
2) 가설에 의심하기(Question your assumtions)
고객 및 기술 트렌드가 급속도로 변화하기 때문에 기존에 세웠던 비즈니스 가설이 틀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기에 수시로 기존에 세웠던 가설에 의심을 품고 질문을 하는 것도 참여자들의 생각 한계를 무너뜨리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게 할 수 있다. '디자인씽킹, 경영을 바꾸다'에서는 스타우드 호텔 예를 들며 당시의 거의 모든 숙박업소가 지저분한 것을 감추기 위해 색깔 있는 침대보를 사용한 데 반면, 스타우드는 왜 색깔 있는 침대보만 사용하는 것일까 라며 의문을 품고 흰색 침대보로 바꿀 것을 제시한다. 그리고, 실제로 흰색 침대보로 바꿨더니 지저분한 것도 쉽게 발견하고 표백제 사용으로 세탁도 훨씬 수월해지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고객 만족도도 향상되었다.
3) 극단적인 지점 탐구하기(Explore the extremes)
극단으로 치달으며 생각을 하게 되면 때론 새로운 아이디어를 촉발시킬 수 있다. 이 책은 코닥을 예로 들며, 1996년 코닥이 "시장의 90%가 디지털 사진으로 옮겨간다면 우리는 어떤 상품을 팔아야 하지?"라고 질문을 던졌다면 코닥을 달라졌을 것이라 주장한다. 우리도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세상의 모든 거래나 계약이 블록체인으로 구현된다면 로펌은 어떻게 될까?", "영화 옥자의 넷플릭스와 극장 동시개봉처럼 모든 영화가 스트리밍 회사에서 동시에 개봉된다면 영화관은 어떻게 될까?", 혹은 "10년 내 전기자동차만 허용된다면 자동차 산업 어떻게 변모될까?" 등 극단적 질문을 던짐으로써 우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4) 주체와 역할 바꿔보기(Change who does what)
때론 주객을 전도시켜 놓아도 꽤 혁신적인 사업 아이디어가 되기도 한다. 이케아는 판매자가 하던 가구 조립을 고객에게 떠 넘김으로써 색다른 고객경험과 가치를 창출한 바 있고, 크라우드 소싱 플랫폼 킥스타터, 인디고고 등은 제품을 선판매함으로써 구매자를 때론 적극적 마케터로 만들기도 한다. 비트코인 같은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폐 등도 실제 거래에 필요한 연산을 P2P로 개별 채굴업자들에게 이전함으로써 막대한 서버비용 문제를 해결한 바 있다. 이런 역할 바꾸기를 잘 하기 위해서는 우리는 짓궂지만 "어떻게 하면 이런 골치 아픈 일을 다른 곳으로 떠넘길 수 있지?"라는 질문을 자주 해야 한다.
5) 다른 사람인 척 해보기(Pretend to be somebody else)
지금 있는 산업이나 영역과 전혀 다른 영역에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각할까? 현재 우리 회사가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면 "내가 애플이라면 어떤 자동차를 만들까"와 같은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문제가 풀리지 않고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때 "구글이라면, 삼성이라면, 네이버라면 어떻게 해결할까? 혹은 가능할까?"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아니면, "초등학생이라면 어떻게 해결할까? 남성이라면 혹은 여성이라면 어떻게 할까?" 등 전혀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면 해결방안이 보이기도 한다.
6) 미래에서 바라보며 재구성하기(Stand in the future and back-cast)
이미 목표를 달성한 미래에서 과거를 보면서 성공한 이유를 재구성해보는 것이다. 즉, 네이버나 카카오와 업무협약이 되었다는 가정하게 어떻게 네이버나 카카오가 우리 회사를 선택하게 되었는지 어떤 요소 때문에 업무협약을 맺게 되었는지 스스로 답해보면 오히려 아이디어에 대한 영감을 수월하게 얻을 수 있다.
이런 질문을 던져보면 확실히 브레인스토밍에 참가한 이들을 자극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자연스레 좀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들이 다수 배출되지 않을까? 그 많은 아이디어들 중에 분명 끌리는 아이디어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잘 골라내어 개발해 나가면 된다.
아이디어는 우선순위지도(Prioritisation Map)를 정해서 혜택(Benefit)과 구현수준(Implement)를 시각화하여 보여줄 때 좀 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위 표에서 볼 수 있듯이 구현이 쉽고 혜택이 높은 아이디어를 우선 실행하는 것이 좋다. 기본적인 기능이 구현되어 있으면서도 구현이 쉬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린스타트업에선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기능제품)라 한다. 구현이 어렵지만 높은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는 아이디어의 경우에는 체력(자금, 인력, 타이밍 등)이 비축될 때를 대비해서 뒤로 살짝 미뤄두자. 구현도 어렵고 혜택도 낮은 아이디어는 과감히 던져 버리자.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끌릴만한 아이디어를 도출해 낼 수 있게 된다.
2018.01.01. 오전 4:11에 쓰다. 아 졸려~ 에고고 새해 벽두부터 뭔 짓이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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