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씽킹 실행계획 2단계 - Define
08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라
디자인씽킹 실행계획 두 번째 단계는 문제정의(Define)이다. '대니얼 링'의 '디자인씽킹 가이드북'에 의하면 문제정의 단계는 '공감 단계에서 획득한 통찰(Insight)로부터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수렴적 사고 단계'라고 하고 있다.
'대니얼 링'은 이어서 공감 단계에서 얻은 통찰을 기반으로 하여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라고 말한다.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가?
우리들이 지향하는 곳은 어디인가?
도움을 줄 대상자는 누구인가?
고객에게 어떤 가치를(Value Proposition) 제공하는가?
우리들은 어떤 상황에 있나?
어떻게 그런 문제가 발생했나?
나도 전적으로 동의한다. 위의 질문들을 함으로써 우리는 좀 더 효과적/효율적으로 문제의 본질에 접근할 수 있다. 사실 문제정의는 린스타트업에서도 많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난 강의할 때마다 1) 제대로 된 문제의 발견, 2) 발견한 문제의 재해석, 3) 문제의 정확한 정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1) 제대로 된 문제의 발견
일상생활에서 문제, 즉 불편함과 불만은 늘 존재해 왔다. 우리는 그것을 항상 보지만 문제로 인식을 못할 뿐이다. '디자인씽킹 강의노트(리팅이 외 3인 저)'에 의하면 '갈등이 있다는 것은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의미'라면서 갈등이 있는 곳에는 언제나 미처 발견하지 못한 문제가 숨어 있다고 한다. 즉, 갈등이 발생했을 때 '왜'라고 질문을 던지면서 문제(원인)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내가 현재 머물고 있는 패스트파이브도 '왜 창업자들이 갈 만한 보증금 없는 단기간에 사용할 수 있는 소규모 사무실이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서비스 시작된 것이다. 물론 미국에선 'WeWork'가 잘 되는데 한국에는 왜 이런 서비스 회사가 없을까 라는 질문이 우선이었겠지만 말이다.
내가 2011년 캡스톤파트너스 송은강 대표님과 함께 시작한 스타트업 토크쇼 '쫄투(쫄지말고 투자하라)'도 '왜 스마트폰 세상이 오는데 모바일 앱 서비스에 대한 투자가 없을까'라는 질문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왜 내가 가입한 보험을 한 번에 모아 볼 수 없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된 '보맵'이나, 좋은 퀄리티의 패션 아이템(구두)을 정직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제누이오' 등도 제대로 문제를 발견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는 '남들이 잘 모르는 문제를 발견하는 것' 만으로도 투자자의 공감을 얻어낼 수 있다고 말한다. 비록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후에 어느 창업자가 그것을 해결해서 거대 사업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문제를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사회적으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2) 발견한 문제의 재해석
문제발견의 단계는 비교적 쉽다고 할 수 있다. 누구나 조금의 관심만 가지면 주위에 널려있는 문제들, 불편함, 불만 등을 토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이 사업화되느냐의 여부는 다른 수준의 역량을 요구한다. 발견한 문제를 재해석 함으로써 사업기회(Market Opportunity)로 바꾼 사례도 제법 많다.
최근에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소셜 상에서 히트 친 죠스떡볶이의 '어묵티'의 경우도 문제의 재해석에 해당되지 않을까? 기온이 낮아지며 추워지는 시절엔 어묵 국물이 생각난다. 이런 향수를 불러일으키어 고객들의 공감을 얻고 거기서 '좀 더 편하게 어묵 국물을 먹을 수 없을까'라는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이 단계까진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 죠스떡볶이는 어묵 국물을 다른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바로 고급스러운 '어묵티' 컨셉이다. 거기에 '어묵티'는 제품이 아니라 '콘텐츠(바이럴 요소)'라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결과적으로 Gmarket에서 1차 10,000세트 6시간 완판과 죠스떡볶이 매장 방문객 증가 등의 아름다운 마무리에 이르게 되었다.
자동차, 집 등 소유할 수 없는 문제를 공유로 재해석해서 성공한 '우버', '에어비앤비', '쏘카' 등도 문제의 발견뿐만 아니라 재해석을 통해 성공한 사례에 해당될 수 있다.
3) 문제의 정확한 정의
이 부분이 문제정의 단계에서 제일 높은 수준이다. '문제의 정확한 정의'는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다른 사람들과 전혀 다른 시각을 드러내는 단계이다. 그렇기에 사업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질 수 있다. 그리고 때론 그 산업 전체를 바꿀 수 있다.
2007년 애플에서 아이폰을 개발하던 당시 스티브 잡스는 기존 스마트폰의 본질에 계속 질문을 던졌다. '스마트폰이 뭔가, 왜 스마트하지 않을까, 왜 사용이 쉽지 않은가' 등의 질문을 던졌다. 그 이유를 화면도 작고, 브라우징도 쉽지 않고, 사람들이 쉽게 사용하기에 충분히 직관적이지도 않고 등 여러 불편함과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리고 자신만의 스마트폰 정의를 새롭게 내린다.
스티브 잡스가 새롭게 정의 내린 스마트폰은 다음의 세 가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혁신적인 사용자 사용환경(User Interface), 2) 하드웨어와 한 몸처럼 돌아가는 소프트웨어 3) 디자인에서의 아름다움, 이렇게 세 가지를 구비한 것이 바로 아이폰이다.
UI 개선을 위해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에서 블랙베리 같은 물리적 Key를 없애서 화면을 크게 만들고, 가장 직관적인 도구인 손가락을 이용한 터치 환경 구현, 그리고 멀티터치가 가능하게 하여 사용자 이용을 쉽고 편하게 만들었다. 하드웨어와 한 몸처럼 돌아가는 소프트웨어를 위해 모바일 전용 OS(iOS)를 개발하여 데스크탑 수준의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킹이 가능하게 하였고, 데스크탑에 있는 음악, 사진, 비디오, 팟캐스트 등을 자유롭게 씽크하여 폰에서도 쓸 수 있게 iTunes도 개발하였다. 마지막으로 미니멀리즘이 극대화된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아이폰의 디자인이다. 단순한 홈버튼과 매끄러운 뒷면, 그리고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군더더기 없는 전체 모양까지 아이폰은 너무나 아름답다. 거기에 아이폰의 포장까지도 단순함과 아름다움 그 자체다.
비록 최근 아이폰 배터리 성능 이슈로 애플이 지탄을 받고 있지만 2007년 당시 아이폰의 출시는 휴대폰 산업을 재정의 하고 재창조(reinvent)한 혁신적인 제품임을 부인할 수 없다.
혁신을 꿈꾸고 있는가? 그럼 문제의 발견 수준에 머물 것이 아니라 문제를 재정의해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 보자.
2017.12.27. 오후 4:21 패스트파이브 독방에서 쓰다.
#아이폰 #혁신 #문제정의 #문제발견 #문제재해석 #스마트폰 #디자인씽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