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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추리 Oct 17. 2020

연극 ‘뷰티풀 라이프’를 보고

코믹감동 인생연극

연극 ‘뷰티풀 라이프’를 보고
 - 코믹감동 인생연극


한 주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르겠다. 스트레스도 받으며 바삐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토요일이다. 주말은 나에게 있어 공연이라는 큰 선물이 있기에 지난 8월부터는 주말만 간절히 기다리곤 한다.

한 달 전쯤인가 연극 볼거리를 뒤적거리다 발견한 ‘뷰티풀 라이프’를 오늘 봤다. 2016년 10월부터 오픈 런으로 공연되고 있는 스테디셀러이다. 금토일 3일에만 공연이 있어 표 예매가 힘들 것이란 예상과 달리 예매는 비교적 여유 있었다.

공연은 노부부가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해가는 시간의 역방향으로 진행된다. 2인극인데 남녀 배우 모두 본인의 과거는 물론 다배역을 소화하는데도 불구 어색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내용은 두말해서 잔소리. 애틋한 노년의 삶과 중년부부의 상투적인 삶과 서로의 무관심에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 좀 더 과거로 가서 연애시절의 풋풋함이 모두 담겨있다. 중년의 삶을 통해서는 집에서 행동하는 나의 모습이 많이 보여 부끄럽기도 했고 공감도 많이 되었다. 양말 뒤집어 놓기, 처가댁 가서 빨리 오기, 부모님께 연락 잘 안 드리기, 애들 구박하기 등등. 아 반성하도다.

과거로 돌아가면서 처음 만나고, 연애하고, 오해가 있어 헤어지고, 다시 만나는 장면 모두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으로 잘 그려졌다. 김춘식 역으로 나온 김진호 배우의 과장되면서도 능청맞은 연기는 일품이었다. 울다가 웃다가 한참 극에 빠지다 보면 먼가 찡한 큰 감동을 주면서 극은 막을 내린다. 난 사이사이 연신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친다. 흑.

2인극이지만 무대도 비교적 다양하게 변화를 준다. 그리고, 장면과 어울리는 90년대 노래도 많이 흘러나와 추억을 더 자극시킨다.

극의 완성도와 감동해 비해서는 그리 많은 관객이 보지 않았지만 그래도 좌석의 여유가 있어 관람에는 오히려 좋았다.

나오면서 부모님께도 이 연극을 보여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근데 강원도 계신 부모님은 지금 당장은 좀 힘들 것 같아 우선 다음 주에 장인 장모님부터 먼저 보여드리기로 했다. 두분도 분명 재밌게 보실 거라 확신한다.

웃음과 눈물이 잘 어우러진 멋진 연극으로 한 주간 쌓인 스트레스를 다 날려 보냈다. 아름다운 토요일, 아름다운 인생이다.

우리 모두의 Beautiful Life를 위하여.

2020.10.17. 오후 5:15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벤치에 앉아 쓰다.

P.S.
감동으로는 연극 ‘템플’ 보다는 나았다. 템플이 신체극과 무용을 섞은 독특한 형식에 감동까지 준 것이라면 ‘뷰티풀 라이프’는 연극 본연의 형식에 충실하면서 코믹과 감동을 모두 담았기에 좋았다.

#뷰티풀라이프 #인생연극 #부모님과함께보는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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