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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추리 Oct 18. 2020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보고

- 우주와 지적 호기심에 관하여

뮤지컬 ‘시데레우스’를 보고

- 우주와 지적 호기심에 관하여

이 뮤지컬은 시대를 앞서가며 신학적 세계관에 맞서 과학적 호기심으로 함께 우주의 신비를 연구한 두 과학자 ‘갈릴레오 갈릴레이’와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처음은 케플러의 편지로부터 시작한다. 그는 자신의 책 ‘우주 구조의 신비(1596년)’를 갈릴레오에게 보내며 관심가져달라고 부탁하며 함께 연구하기를 제안한다. 천동설의 세계관으로 우주를 다 설명할 수 없기에 함께 연구를 통해 지동설을 입증하자고 한다. 갈릴레오의 수많은 거절에도 불구 케플러의 편지는 계속되었고 갈릴레오는 결국 그의 가설에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를 진행한다.

갈릴레오는 우주를 눈으로 보고 확인하기 위해 망원경을 개량하고 관측하며 수학적으로도 풀어간다. 그렇게 두 과학자의 연구는 ‘시데레우스 눈치우스(Sidereus Nuncius, 항성의 메시지, 1610년)’라는 작품으로 결실을 맺는다. 물론 든든한 가문인 메디치 가문의 후원으로 이 모든 것이 가능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지동설을 검증하려는 시도는 교황청의 극심한 반감을 사게 되고 종교재판에 까지 이르게 된다. 종교적 신념을 위해 과학자의 양심을 저버릴 것인가? 아니면 홀로 모든 것을 책임지고 다 뒤집어쓸 것인가?

등장인물은 갈릴레오, 케플러, 그리고 수녀가 된 갈릴레오의 딸 ‘비르지니아’가 나온다. 3명밖에 등장하지 않는 소규모 뮤지컬이지만, 무대의 변화도 거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체를 다양하게 표현한 화려한 조명은 실로 환상적이다. 빛을 자유자재로 활용하여 단조로운 무대를 입체적으로 극대화시켰다. 갈릴레오 역의 박민성, 비르지니아 역의 홍지희의 노래와 연기 모두 인상적이었다.

사이사이 나오는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 지동설을 지지하다 화형 당한 브루노, 후원자로 등장하는 메디치 가문, 피렌체의 베키오 다리,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등도 재미를 부가시켜 준다.

사랑이란 주제로 점철된 다소 단조로운 요즘의 뮤지컬 소재에서 천체와 우주를 소재로 한 과학 영역을 다루었다는 점, 두 과학자의 대화(주로 서신을 통한)를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했다는 점, 종교와 싸우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이 특이하면서도 재밌었다. 자녀와 함께 봐도 교육적 목적은 물론 재미와 감동까지 다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근데 우리 딸들이 보려고 할까 모르겠다. 흑.

그렇지만 시월의 대학로는 아름답다.

2020.10.18. 오후 6:15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쓰다.

P.S.

주말마다 대학로 간다고 오늘 아침 와이프에게 구박받았다. 흑! 애들 좀 챙기란다. 그래서 다음 주 공연 예약은 모두 취소했다. 나도 가정의 평화를 좀 찾자. ㅎㅎ


#뮤지컬시데레우스 #갈릴레오 #케플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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