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14
3년간 다닌 회사 LINE을 관두기로 결정한 것은 1월 말이다. 주말 지나고 2월 첫날 회사에 얘기했다. 그리고, 일사천리로 퇴사 절차가 진행되었다.
주로 2월에는 인수인계와 더불어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분들에게 인사하고 식사나 술 한잔 하는 자리를 가지며 보냈다. 3월에는 휴가를 15일 쓸 수 있으니 막연히 생각하면서 보내다 보니 2월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러다 안될 것 같은 느낌이 순간 들었다. 그래서, 와이프에게 얘기해서 제주에서 몇 달 사는 것을 허락받았다. 허락받기 직전 2월 말에 가족여행으로 제주로 왔음은 안비밀. ㅎㅎ
그래, 제주로 가자.
만약에 코로나 시국이 아니었다면,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시 갈 수 있었다면 퇴사를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만.약.에 말이다. 그렇지만, 모든 역사에서 '만약'이란 단어는 의미가 없다. 과정이 중요하다 할 지라도 최종 확인되는 건 결과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다.
에어비앤비로 숙소를 먼저 구했다. 제주시 연동 근처 레지던스로 38일, 서귀포 작은 아파트에서 40일 살기로 했다. 그럼, 차를 가져갈 것인가? 오래 살 것이기에 차를 가져가는 것이 렌트보다는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그럼, 어디서 어떻게 차를 실을 것인가? 지금은 중고나라 대표가 된 홍준 대표(가족이 제주에서 6개월 거주)에게 물어보니 완도에서 배 타는 것이 제일 가깝단다. 2시간 40분이면 도착. 그래 완도에서 제주다.
배는 3월 14일 오후 4시에 완도에서 출발한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차를 몬다. 날이 제법 춥다. 5시간을 달려 완도에 도착, 간단히 늦은 점심을 먹다. 백반이 이렇게 맛이 없을 수가. 흑.
여객선 실버 클라우드에 차를 실었다. 내 차는 SUV라 요금이 20만원 넘게 나온다. 사람은 29,900원인데. 배는 무척 거대하다. 차 싣는 곳이 두 개의 층으로 되어 있고 큰 트럭도 충분히 실을 수 있다.
이제 제주로 가는 건가? 3등실 객실 바닥에 누워있다 밖으로 나왔다. 바람이 제법 차다. 해가 거의 넘어가던 오후 6:40에 제주항에 도착한다. 차를 순서대로 빼는데 제법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이게 어디냐? 제주에서 내 차로 돌아다닐 수 있다니.
운전해서 모바일 체크인으로 들어온 숙소. 아무것도 없다. 급하게 양은 냄비, 휴지, 숟가락과 젓가락을 샀다. 블루투스 스피커도 설치 완료. TV도 연결하고. 짐도 정리.
그래 이제 올레길 걸을 거다. 물론 내일부터 바로 걷지는 않을 거다. 왜냐면 뭐든지 워밍업이 필요하거든. 이제 매일매일 이 공간에서 '놀멍 쉬멍 올레길 걷기'를 연재할 거다.
이희우의 올레길 걷기, 산티아고 순례길과는 또 다르게 무슨 일들이 펼쳐질까?
#놀멍쉬멍올레길 #실버클라우드 #완도제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