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 혹은 부록

별책부록 인생

by 메추리

불혹 혹은 부록

나이 마흔을 공자께선 불혹(不惑)이라 하였다. 즉 유혹에 넘어가지 않는 다는 말이다. 내 나이 마흔 하고 중반을 넘어가지만 유혹은 더 심해지고 마음은 콩알만해진다. 결코 불혹이 아니다. 내가 보는 마흔 이후의 삶은 지난 40년간 살아온 삶의 부록(附錄)이다.

이런 생각이 든 이유는 마흔이면 인생 절반쯤은 살아온 터이고, 그 삶속에서 자신의 정체성도 정립되어 있을 것이고 그런 모습으로 다른 많은 이들에게 각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삶의 흔적 그대로 덤으로 살아가니 별책부록 아닌가?

최근 나는 삼십대 초반에 쓴 내 시집 '젊음은 나래를 펼쳤는데...'을 다시 꺼내 읽었다. 그 속엔 이삼십대 좌충우돌 사랑 얘기와 젊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그러면서 느꼈다. 내가 쫄투 방송을 한것도, '쫄지말고창업' 책을 낸 것도, 쫄지마창업스쿨을 운영 하는 것도 다 그 좌충우돌의 연장선인 것을.

그 시집을 7월초에 재출간했다. 자비(自費)출판사에서. 권당 출력 및 제본에 8000원이 들더군. 그리고 시를 좋아하는 주위 분들께 나눠 드렸다. 재출간 전에 전체 기존 시집 중 제1부 절망편과 제2부 사랑편에 마흔 넘어 쓴 최근 시 몇편을 추가하고 싶었다. 제3부 제목을 고민하다 '불혹 혹은 부록'이 나온 거다. 라임이 맞지 않나? 다 쇼미더머니5 덕이다.

부록으로 산다고 해서 적당히 살라는 말은 아니다. 때론 별책부록 땜에 책을 사는 경우도 있으니 부록의 질을 높이면 될 뿐이다. 그렇지만 잊지 말자, 마흔 이후의 삶은 그 전에 살아온 삶의 부록인 것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