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앱을 분석해야 하는데 소감문이 되어버렸어요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는 이유는
1) 여행 그 자체가 좋기 때문이다.
2) 여행하는 도중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이 좋기 때문이다.
3) 떠나기 전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계획하는게 재밌기 때문이다.
4)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기 때문이다.
가장 맞는 답은, 적어도 나에게는 2번 같은데 여하튼 1~4 모두 나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 무엇보다 제일 설레는 지점은 3번이 아닐까 싶다.
떠난다는 마음을 안고 있고, 막상 경험해보지 않아서 두려움 반/기쁨 반 섞인 그 이것저것 다 섞인 상태. 그렇기에 어쩌면 여행은 떠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떠나기 위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한 져니 중 하나일 테다.
이번 모임의 주제는 '여행'이다. 본인이 평소 써보고 싶었던 여행 앱을 하나 정하고(나는 트리플~) 그에 대한 분석을 내놓아 보기. 분석보다 느낀점인가.. 경험기인가..! 시국이 시국이니만큼 여행을 지금 떠나기는 어렵지만, 트리플 덕분에 위에 말한 설레는 지점들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나의 여행 패턴을 살펴보았다. 떠나기 전, 떠나기까지만. (후 이야기는 생략)
1. 여행지 선정
별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둘러보다가 아 저기 진짜 너무 가고 싶네 하는 곳들이 있고, 그런 과거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 여행지를 선택하게 된다.
게다가 일단 여행은 떠나면 좋다 주의라, 여러 여행지 중 고민이 된다면 심지어 룰렛돌리기도 한다.
물론 위 모든 과정은 '내가 지금 지불할 수 있는 최대 가격' 안에서 선정된다.
그러고 바로 항공권을 예매한다. 최저가를 찾기 위해 보통 스카이스캐너만 이용하는 편이다. 항공권부터 예약해야 여행을 뺄 수 없다.
→ 여기서 사용된 매체는 몇개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광고 등 평소 내가 사용하는 플랫폼이 되시겠다. + 항공권 예약을 위한 스카이스캐너
2. 탐색 과정 / 경로 / 예약
그러곤 일단 어디로 가야할 지 모른다. 그 안에서 어디로 돌아다녀야 할 지 모른다는 얘기다.
일단 검색 사이트에 여행지를 친다. 그러면 대부분 사람들이 어딜 다녔는지 나온다. 그 핫스팟을 위주로 찾아본다.
그런게 아니라면, 특정 사진을 보고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면 일단 그 곳은 무조건 가게 한다.
그러고 난 후 동선을 짜게 된다, 아니다. 일단 가고 싶은 곳들 리스트업부터 한다.
스프레드 시트를 활용한다 보통. 일단 장소, 전시, 맛집, 커피 등등 원하는 카테고리를 네이버, 인스타, 구글링 총동원해서 찾고 일단 때려박는다.
그리고 그 리스트들을 지도에 찍어보고. 그룹핑을 한다. 지도에 찍고 보면 아- 이렇게 묶이네. 얘랑 얘는 같이 갈 수 있겠다. 얘는 조금 아쉽지만 못 가겠다.
그렇게 지도를 보면서 동선을 짜는 편이다.동선을 짜고 나면 대략적으로 아- 여기서 몇박, 저기서 몇박 깔이 나온다.
특정 지역에서 잠을 자야겠다고 생각이 들면 숙소를 찾는다. 여행기간이 4일정도라면, 2일은 저렴하면서 깨끗한 곳, 2일은 원하는 숙소에 묵는 편이다.
→ 여기서 사용된 매체는 또 몇개게! : 정보 찾는데에 인스타그램, 네이버, 구글 // 정리하는 데에 스프레드 시트, 구글맵 // 예약하는 데에 에어비앤비, 부킹닷컴, 아고다 등등
3. 그러곤 세세한 것들을 찾아 나선다.
교통편이 뭐가 더 싼지, 그 안에서는 어던 패스를 이용하면 좋을지. → 네이버에 찾아보고, 최저가로 산다. 패스가 있다면
그리고 유심 같은 것도 찾아보고 와이파이..
현지인들만 아는 정보도 찾으면 더더욱 좋겠다.
그 때만 체험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으면 더더더 좋고!
4. 여행을 다니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괜히 현지인인척 하는 경향이 있다.
보통 구글맵을 활용해 돌아다니고, 미리 찍어둔 구글맵의 즐겨찾기를 보면서 이동하는 편이다.
1. 감각적인 이미지들, 스플래시, 정돈된 콘텐츠.
여행은 이미지가 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누구나 저 너머에는 멋진 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라고 상상하기 때문.
이런 환상을 심어주는 환장의 나라. 가고 싶은 여행지를 선택하면 콘텐츠가 나오기 전에 나오는 일종의 스플래시 화면들이다. 일단 이미지로 승부를 본다.
그리고 아래로 스와이프 하면 일정 등록 등 여행을 떠나기 전 봐야 하는 내용들이 나온다. '도시 홈' 화면 자체는 잘 정제되어 있고 필요한 내용들이 있어야 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일정 > 가이드 > 호텔 > 기초정보 등등 여행 준비 동선(?)에 맞추어 다양한 스텝들이 구비되어 있는 모습이다. 그렇게 스크롤을 내리면서 '그래 여행은 역시 계획이야!' 하던 찰나 또 이미지로 이 미친 여행욕구를 끌어올려 주곤 한다.
떠나게 해주세요 광광... 그야말로 단짠의 정석인 것이다. 마음을 다잡고 이성적 판단으로 계획을 하려고 하고 이것저것 따져보기도 하는 때에(진짜 이 여행지가 맞을까?) 이미지로 그냥 마음을 후벼 파서, 넌 무조건 이 여행지를 가야해 라고 감성에 호소하고 있다.
2. 역시 동선의 귀재, 여행은 지도로 시작해서 지도로 끝나는거야.
도시를 선택하고 여행 기간을 입력하면 바로 동선을 짤 수 있는 화면이 나온다.
여기서 맨-위에 언급했던 내 여행 패턴 중 "구글맵 입력" + "동선짜기"가 한번에 한 화면에서 이루어진다. 와우. 상단에 가장 먼저 지도를 노출한 건 정말 똑똑한 선택이다. 사람들은 텍스트로 동선을 인지하지 못한다. 눈으로, 선으로 그어봐야 안다. 대략적으로 지도를 통해 아 이쪽에 가면 되겠다 하고 가보고 싶던 여행지들을 선택해서 장소추가를 하면 바로 루트가 지도에 보여진다. 일단은 장소를 추가한 순으로 1-2-3-4 루트가 짜 지지만 이 정도로 시각화 되는게 어디야.
추가적으로 루트 간 루트에 교통편까지 같이 추천되면 더 좋을 것 같단 생각이다.
3. 여행비서야 콘텐츠야 커머스야 뭐가될거니?
트리블 웹사이트를 들어가보면 도메인마저 triple.guide로 '가이드'를 시작으로 한 서비스임을 알 수 있다. 더 나은 여행을 위해 도와주는 앱이었다는 뜻이다.
제일 초창기 서비스는 이용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지금 앱은 어딘가 "가이드+콘텐츠(매거진)+커머스(예약)"이 한데 모아진 느낌이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한번에 짬뽕되어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내면 매우매우 좋겠지만.
미안 적다가 갑자기 집중력 저하되어서. 메모했던 것들로 일단 마무리 합니다.
우선 제출하고 수정하겠습니다(?)
아쉬웠던 점이 이렇게나 마구마구다.
1) 어디로 떠날지도 모르는 사람한테 어디로 떠나냐뇨. 좀 더 Feed의 형식이면 좋지 않았을까?
- 물어보는 거였다면 → 바로 답하게 하는 인터페이스여야 했다. 여행지에 맞는 콘텐츠가 바로 나올 수 있도록.
2) 위쪾에는 좀 더 탐색을 위한 피드 형식이, 이미 여행지가 정해진 사람한테는 바로 입력하게 하고, 그와 관련된 콘텐츠가 바로 나올 수 있도록.
3) 하단의 매거진 물론 너무 좋다. 정제된 콘텐츠. 볼거리. 읽을거리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너무 정제되었다. 뭔말이냐면 진짜 가이드북에 나올 것 같은 콘텐츠라구. 우리는 좀 더 다른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고 싶다.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하는 이유야 그게.
4) 그렇기 때문에 좀 더 돌아다니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린 콘텐츠를 북마크 하게 하고, 그런 북마크를 토대로 여행 일정을 짜게 하면 좀 더 user journey가 좋았을 법.
5) 다른 사람들의 동선을 공개해주면 안될까? 누군가에게는 코스를 짜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고 허들일수도. 서로의 여행 루트를 공유하면서 서로의 여행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일종의 커뮤니티를 형성해도 좋을 법하다.
*마지막으로 가장 아쉬운 점은, 정말 여행할때만 빼고는 이용할 일이 적다는 것.
에어비앤비를 예로 들어볼까? 이런저런 체험과, 도시 여행, 생생한 콘텐츠가 많아서 그냥 들어가서 아오- 떠나고 싶다- 어디로 가지- 가 충족이 된다. 일상생활에서도 에어비앤비를 들어가게 됨.
그러나 트리플은 '아직'까지는 어느정도 여행을 가려고 마음 먹은 사람들이 떠나기 전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것정도로 포지셔닝 되어있따.
그래도 칭찬 한마디,
항공서비스는 안 하는거 참 잘하고 있습니다. 당신네들이 잡고자하는 유저 저니와 맞지 않아요.
그러면서도 호텔은 예약하게 하는 것, 이런 똑똑이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