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_수신확인 차별이 내게로 왔다 인권운동사랑방 엮음.
민우는 자신이 원하지 않아서 말하지 않는 것과 말할 수 없어서 감춰야 하는 것은 다르다고 주장한다. 무언가 말할 수 없어서 감춰야 할 때 그것은 자신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받기 위해 필요하면서도, 드러내는 순간 동등한 사람으로 인정받기 어렵게 되는 무엇이다. 그리고 그것에 정체성이라는 이름이 쉽게 붙는다. 물론 그것은 한 사람의 정체성을 구성하는데 중요한 열쇳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문제는 마치 정체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것처럼 여겨지는 착시 현상을 주의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차별은 특정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이 고유하게 부딪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차별은 사라져야 할 것이지만 그/그녀들에게서 사라져야 할 것이 된다. 나는 차별을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아니고 오로지 그/그녀들이 겪는 어떤 피해가 차별이 된다.
소수자들은 그러한 정체성이 타고나는 어떤 속성들에 기인하는 것들도 있지만 정체성을 해석하는 사회적 인식에 기인하는 부분이 크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