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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스 Jun 22. 2022

아티스트 웨이_나도 아티스트가 될 수 있나?

아티스트는 과분하다. 창작자 정도는 될 수 있을까?

얼마 전 지인에게 아티스트 웨이 라는 책을 권유받았다. 나는 누가 직접 책을 권유해주면 웬만하면 다 읽어보는 편이다. 지인은 영상제작 일을 하는 사람이고 나는 스스로를 (감히) 아티스트는 커녕 창작자로도 생각할 수 없는 이 시대의 평범한 직장인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나는 브런치에 글을 쓰고 싶었고, 2번가량 떨어졌음에도 다시 투고한 것처럼, 내 안에도 창작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늘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사실 우리 모두는 창작자가 되고싶은 열망을 품고 있다.

요근래 어쩌다 보니 스스로 창작자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을 알게 되었다. 그들은 몸 담고 있는 분야가 음악, 영상, 디자인, 작가 등의 창작과 거리가 가까운 영역이다. 그래서 자기 스스로를 창작자로 소개함에도 어색함이 없었다.


반면 나처럼 예체능 계열 일을 하지 않는 사람들은 자신을 창작자로서 생각하진 않는다.

아니면, 본인이 조금은 창작자라고 생각하더라도 속으로만 하고 겉으로는 드러내지 않는다. (부끄럽기도 하고 뭔가, 내 주제에 싶다)

하지만 창착자가 되고 싶은 열망이 예체능 종사자가 아닌 모든 사람들에게 커지는 현상이 목격되는 시대다.

출판시장은 안좋다는데 자기 책을 출판하고자 사람, 즉 독자보다 저자가 되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그 증거가 되겠다. sns나 유튜브를 통해 글과 영상을 창작하여 돈을 버는 사람이 왠지 많이 보이고, 그래서 너도 나도 해보려는 의지가 충만해진 분위기다.


SNS와 개인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모두에게 자기표현의 발판이 마렸됐다. 그러자 자신을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는 대홍수를 이루고 있다. 어쩌면 이건 인간의 본능같기도 하다. 여건이 되면 누구나 하고 싶어하는 그런 일일지도 모른다.


어찌됐건 이 책은 창작자가 되고 싶은 열망이 마음 속 깊이 잠들어 있지만, 나 따위가 창작자가 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하는 (나같은) 사람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겠다. 나는 MBTI 에서 완전 I인데, I들도 마음 속의 열망은 강하다. 다만 표현을 어려워하는데, 이건 자기검열 때문에 그럴 수도 있고 기준이 높아서일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이 한번 쯤 읽어보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책은 12주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로 나도 이 책을 아직 다 읽지 못했다. (서론과 1주차 과정까지만 읽었다.)


어렵지 않아서 마음 먹는다면 그냥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그렇지만 잘 읽어보고 싶은 책은 천천히 소화하며 읽는 것이 더 시간을 잘 쓰는 길이다. 자기계발서 중에 이런 책들이 있다. "지금 ~~을 생각해보자. 당신의 일주일을 ~~측면에서 점검해보자."  뭔가 시키는 책들이 있는데 이 책이 완전 그렇다. 저자는 질문을 하고, 자기 질문에 대해 답을 써보라고 한다. 나는 아주 성실히 1주차의 질문에 대해 답을 썼다. 12주 동안 제대로 해보고 매주 브런치에 기록해보고자 한다. 내 외적으로 어떤 변화들이 있을지 궁금하다. 정말 나도 창작자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인가!


책은 매 주차마다 본문이 있고 저자의 질문(연습과제)가 있다. 매주 본문을 읽고 연습과제를 해결하면 된다.

(해보니까 하루면 된다)

그리고 항상 해야할 일은 모닝페이지와 아티스트 데이트이다.


1. 모닝페이지

 모닝페이지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3쪽 정도의 글을 쓰는 것이다. 아니 글을 3쪽이나?! 하지만 이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고 재미있었다. 모닝페이지는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으며 배설처럼 써도 괜찮기 때문이다. 모닝페이지를 통해 나의 불안, 꿈, 자아, 희망 등이 자연스럽게 표현된다. 나는 애초에 글쓰기에 흥미를 느낀 것이 배설의 기능 때문이었다. 생각이 복잡하고 감정이 바닥일 때면 글쓰기를 통해 화풀이도 하고 내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다보면 가야할 길이 정리되기도, 내가 담백해지기도 했다. 무엇이든 쓰고 싶은걸 쓰면 된다. 아마 지금 당장 내 마음을 사로잡은 불안이나 관심사가 쓰여질 것이다.


저자는 30분정도 3페이지를 쓴다고 했는데, 그 공책은 크기가 작은 것 같다. 나는 A4용지 기준으로 한쪽반이면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양이 중요한게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쓴다는게 중요하다. 어차피 출근 전에 쓰는 것이라 30분이상 시간을 낼 수도 없다. 나는 토요일에 처음 시작했는데, 토일은 아침시간이 많아서 쓰다보니 재밌어서 1시간이나 모닝페이지를 쓰고 말았다.


2. 아티스트 데이트

 아티스트 데이트는 일주일에 한 번 한다. 말그대로 아티스트와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그 아티스트는 누구냐? 바로 나다. 내 안에 있는 아티스트(내 안의 어린아이)와 데이트를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랑 내 안의 아티스트랑 단 둘이 하는 것이다. 즉 혼자만의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저자는 2시간 정도를 말하고 있다.


 이 데이트는 왜 하는가? 저자는 우리 내면에 샘이 있다고 말한다. 그 샘은 비유컨대 숭어가 가득차 있다. 창작을 하면서 우리는 샘에서 이미지(숭어)를 길어올린다. 그런데 막 길어올리기만 하다보면 샘이 고갈된다. 이것을 채워주는 것이 바로 아티스트 데이트다. 나는 아티스트 데이트를 하는 취지에 많이 공감이 된다. 뭐 아웃풋을 내려면 인풋이 있어야 하는것 아니겠는가.


 이 데이트 때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경험적이고 감각적인 활동을 해야한다. 저자에 따르면 창조적인 뇌는 감각적이므로 말만으로는 자극할 수 없다고 한다. 무엇이든지 보고 듣고 냄새맡고 맛을 보고 건드려봐야 한다고 했으며 이것이 예술의 재료라고 한다.

 세 살배기 아이만큼이나 고집센 자아는 말로는 감명받지 않는다.
자아는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한다. 자아의 흥미를 끌기 위해서는 예쁜 그림이나 멋진 식사, 댄스 파티와 같은 즐거운 일들로 유인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면 깊숙한 곳의 자아와 만날 수 있다.
-스타호크-

 중요한 것은 '이미지'라는 개념이다. 저자는 예술의 언어는 이미지라고 말한다. 말로 하는 예술일지라도 그 언어는 이미지라는 것이다. 예술의 언어는 느낌, 감정, 겅험의 언어이다.

 '그래서 어떤 걸 하라는거야?' 애매할 수도 있지만 저자가 들어준 예시들을 보면 뭔가 거창한 걸 해야만 하는건 아니다. 저자는 바느질, 요리, 샤워, 걸레질 등의 일상적인 활동도 상상력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이 밖에 새로운 길로 가보기, 맨발로 춤추기, 새로운 향을 경험하기 등도 예시로 제시했다. 나는 오감을 자극하거나 활용할 수 있는 활동을 하면 된다고 이해했다.

 그래서 1주차에는 생전 안 피우던 향을 피우고 요가를 했다. 다행히 친구에게 선물받은 향이 서랍구석에 있던 것이 기억나 얼른 활용해봤다. 향은 바닐라 향이었고, 은은한 조명까지 켜니 분위기는 나름 괜찮았다. 이사갈 때 버려질 운명이었던 향은 오늘부터 제대로 쓰일 예정이다.

나는 나름대로 아티스트 데이트 때 할 수 있는 일들을 정리해봤다.

내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바탕으로 생각했고, 여러가지 감각을 함께 경험할 수 있다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잔잔한 음악 들으며 컬러링하기

-혼자서 공원 산책하며 초록색 자연을 보기, 사람들 보고 멍 때리기

-채식요리하고 예쁘게 테이블 셋팅하고 먹기

-평소와 다른 스타일로 화장하고 밖에 나가기 (평소에 잘 하지 않음)

-나름 멋을 내고 전시회 보러가기

-스크랩북 만들기. (로스트 할리데이에 나온 POSSIBILITY 책 같이 만들기)

-목공하기

-집에서 혼자 춤추기


마지막으로 인상깊었던 구절을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앞으로 12주간 아티스트 웨이를 걸어보겠다. 그럼 이만.

우리는 일상 속에서의 경험을 무시하지 말고 대면해야 한다. 우리는 의식을 숨기기 위해 강제로 책을 읽는다. 붐비는 전철 속에서 자신의 관심을 책 속에 흘려 보낸다. 샘을 채울 수 있는 주변의 풍경과 소리는 무시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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