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스 Jun 29. 2022

당신도 그림자 아티스트입니까?

아티스트웨이 1주차> 안정감 되살리기

아티스트 웨이는 총 12주간의 여정으로 구성된다. 1주차는 안정감 되살리기다.


여기서 저자는 그림자 아티스트라는 개념을 소개하는데 이것이 내게 매우 인상깊었다. 이유는 내가 바로 그림자 아티스트라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에서 마치 무대 뒤에서 노래부르던 한나처럼, 그림자 아티스트는 무대에 나가지 못한다.


그림자 아티스트가 되는건 여러 맥락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2가지이다.

첫번째 경우: 나는 음악인이 되고 싶은데, "그거 해서 뭐 먹고 살래?" 라는 사회적 분위기로 포기하고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치자. 이 사람은 여전히 음악에 대한 열망이 남아있고 불쑥불쑥 올라올 것이다. 그러나 사실 재능이 엄청 뛰어난 것 같지도 않고 현실에 치여서 음악인이 되는건 포기하고 산다. 물론 열망은 남아있다. 이런 사람이 그림자 아티스트다.


두번째 경우: 자신에게 예술적 꿈이 있다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 사람들이다. 예술성이나 창조성을 가진 사람들을 경외하지만, 자신에게는 그런 것이 있을리 없다고 생각해서 하지 않고 잘 드러내지도 않는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본인이 남몰래 갈망하던 아티스트의 길을 열정적으로 걷고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럴 수가. 두번째 경우가 나 같았다. 창작자로서 자기 열망을 못 드러내고, 나와 창작자는 거리가 먼거라고 생각하게 되어버렸고, 그래서 욕망의 대리로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것까지도...콤플렉스가 자극되는 순간이었다.



저자는 묻는다. 진정한 아티스트로 살 것인가, 그림자로 살 것인가.

그림자 아티스트는 다른 아티스트에게 끌리지만 스스로를 아티스트로는 생각하지는 못한다.

어떤 사람이 아티스트가 되느냐,
그늘에 숨어 꿈을 드러내길 두려워하는
그림자 아티스트가 되느냐는 재능이 아니라 용기에 달려있다.

그러나 이 말이 힘이 된다. 물론 용기는 재능보다 정녕 쉬운거냐고 다시 물어본다면?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재능보다 용기라는 말은 다. 재능을 타고났다 할 만한 것은 아주 소수이고, 대개는 구린  상태를 견디면서 나아간 지속성과, 그럼에도 드러내어 표현한 용기 덕분에 잘하게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또 창조성은 놀이인데, 그림자 아티스트들은 자신을 놀게 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한다. 자신을 자유롭게 놔주고 싶은데 그런게 도통 안되는게 바로 나다.

그림자 아티스트의 속성들이 다 전부 나라서 읽는 내내 뼈를 맞았다. 뭐든 실용적으로 생각하는게 습성이 되어버린 나 자신과, 나의 환경이 괜스레 원망스러워지기도 했다.

이제 와서 과거를 뭐 어쩌겠는가. 성과를 따지지 말고 그냥 해보는 경험들이 나에겐 필요하다.


가끔 내 성격이 나도 이해가 안 갈 정도로 이상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는 나의 을 보여주는걸 매우 부끄러워하는데, 아무래도 구려서 그런것 같다. 이건 완벽주의 때문일텐데, 완벽주의가 있는 나 자신이 어이가 없다. 뭘 했다고 대체!! 의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계속 위로를 준다. 그림자 아티스트들은 아직 어린아이이므로 천천히 부드럽게 나아가야 한다고.

초기 작업물로 아티스트를 평가하는건 쓸데없는 일이고 실수는 필수적 과정이다.
아티스트로 살기 위해서는 형편없는 아티스트가 될 것을 각오해야 한다.
초보자임을 인정하고 기꺼이 형편없는 아티스트가 됨으로써
진정한 아티스트가 될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우리 모두 형편없는 아티스트가 되기로 하자.

작가의 이전글 일요일 밤의 우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