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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생 Aug 20. 2022

부탁한다, 직업에서 제발 보람을 찾지 말라

II. 생활편 - 공무원은 어디서 보람을 얻는가

  우리나라의 가장 악습 중 하나는, 사람을 직업으로 바라본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의 성격, 도덕성, 심지어는 외모까지도 그 사람이 가진 직업과 관련지어 평가한다. 정확히 얘기하면 '직업에 대한 편견'으로 그 사람을 평가한다.


  예를 들면 우리는 흔히 농부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이렇게 평가한다. 성격은 근면 성실할 것 같고, 그러나 시대에는 조금 뒤떨어져 있을 것 같으며, 돈을 많이 벌지는 못할 것 같고, 정직할 것 같으며, 외모는 얼굴이 햇빛에 그을리고 밭일할 때 입는 촌스러운 러닝셔츠와 팔토시, 그리고 후줄근한 시장 몸빼 바지에 장화를 신은 모습을 상상한다. 이 농사 일을 하시는 분이 정장을 빼입고 있더라도 농부라는 말을 듣는 순간, 그는 아마 촌스러워 보였을 것이다. 기가 찰 노릇이다. 조선시대의 사농공상을 떠올리며 선비 아래의 농부를 떠올리는 관습이 아직도 남아있어서일까?

우리가 생각하는 농부, 출처 : 매경프리미엄 농촌 관련 뉴스 우성덕 기자

  그럼 그나마 다행인 자본주의적인 악습은 무엇일까? 그 어떤 직업이라고 해도, 돈을 많이 번다고 하는 순간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달리 한다는 점이다. 자본주의를 급하게 받아들이며 소화를 제대로 해내지 못한 후진국답게, 천민 자본주의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이는게 바로 한국이다.


  방금 예를 들었던 농부를 다시 예로 들어보자. 우리 어머님의 고모 분께서는 지방에서 고추 농사를 크게 하신다. 최근 10년 평균으로 연 매출이 아닌 연 순수익이 3억대라고 한다. 심지어 이분은 본인이 직접 농사를 짓지 않고 기계화된 시스템, 장비, 관리 또는 수확할 인력을 고용하고 인터넷 SNS를 활용해 고춧가루 등을 직송으로 판매하며 고추 농장을 운영한다. 그리고 매년 농사 수익을 활용해 서울과 여러 지방에 땅과 부동산 투자를 하여 부가적인 시세 차익, 월세 수입까지 합치면 해마다 최소 순수익 5억이 넘어간다고 한다. 어떤가, 아직도 농부가 촌스럽고 시대에 뒤떨어졌을 것 같은 편견이 떠오르는가?


  이 사례만 보아도 돈을 많이 벌게 되면 그 직업에 대한 미화, 즉 명예는 따라온다. 공무원들은, 아니 우리 월급쟁이 모두는 직업에서 보람을 못찾겠다며 스스로를 비하하지 말아야 한다. 직업은 절대로 당신의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 그러니 너무 자기연민에 빠질 필요는 없다. 공무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에는 의미가 없다! 고 대전제를 깔아버리자. 극단적인 대전제이지만 우리처럼 공부를 나름 열심히 해와서 자학을 잘하는 모범생 공무원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전제이기도 하다. 제발 직업에서 의미를 찾지 말자. 내 훌륭하고 성실한 자아가 그놈의 직업 하나로 판단되기를 바라는가? 직업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자아 실현을 위한 수백 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임을 명심하자.

출처 : 이투데이 뉴스발전소 '부캐 없으면 섭섭한 시대' 기정아 기자

  그렇다면 우리가 살 길은 무엇인가? 바로 저 농부의 예시로 알 수 있다. 농부 일을 하시는 고모께서 단순 농업에만 머물지 않고 판로를 개척하셨듯이, 우리도 새로운 판로를 개척해야한다. 말단 공무원일지라도 최고의 강점은 바로 "삶의 균형" 이다. 단순히 워라밸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일반 회사원 또는 사업가에 비해 정년이 보장되어 일정한 수입이 들어오고, 퇴근 시간도 일정한 편이다. 이러한 일정함을 이용하여 우리는 부캐를 키워야 한다. 우리에게는 월급이 적은 대신 부캐를 키울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월급쟁이는 영원한 월급쟁이일 뿐이다. 부캐는 월급쟁이가 아닌, 내 자산을 키울 수 있는 재테크나 또는 일하지 않아도 돈의 흐름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된 경제 서적은 수없이 많은데, 처음 접하는 말이라면 부자아빠 가난한아빠 라는 책부터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그 어떤 직업에도 직업 자체만으로 의미가 부여되는 직업은 없다. 우리는 스스로 의미를 부여할 줄 알아야한다. 미생에서는 이러한 구절이 나온다. "동기부여는 스스로 하는 것이다. 그 누구도 해주지 않는다."

  우리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 직업을 선택했고  안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스스로 해내야 한다. 직업은 자아 추구의 대명사가 아니라, 가족과 함께하는 일상의 소중한 행복을 영위할  있게 해주는 하나의 수단뿐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돈을   궁리는 앞으로 평생직장이 없어진 시점에서  전문적 직업이 아니더라도 무궁무진하다. 벌써 여러분들도 떠오르는 것이 한두가지는 있지 않은가? 직업은 내가 먹고살기 위해 현실적으로 선택 했더라도, 부캐는 내가 사랑하는 일로 한번 키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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