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
나는 나무.
취미는 바람과 춤추기. 좋아하는 것은 하늘.
고독과 고요의 향연을 즐기는 자.
언제나 방랑하길 꿈꾸지만 또한 언제나 머무르는 자.
침묵 속에 드레스자락 소리만 울리는 자.
햇빛에 자라지만 달을 사랑하는 자.
나의 연인은 하늘로 오르고픈 땅의 작은 한 쌍의 별.
그는 비단처럼 부드럽지만 또한 가시처럼 날카로워.
그는 발짝 소리가 없지만, 그의 노랫 소리는 훌륭해.
나 그를 동경함은 그가 자유로운 방랑자이기 때문이지.
그에겐 날개가 없지만 나의 친구 바람만큼이나 빨라.
그의 몸 속엔 신비한 것이 있다지.
나의 소망은 하늘에 닿는 것이야, 달에 닿는 것이야.
하늘에 닿고, 달에 닿으면은, 한 쌍의 별이 올라갈 수 있을테니.
한 쌍의 별이 마침내 오르면은, 그의 신비함이 빛나고, 또 빛나고.
그거 오르거든, 오르거든 말이야, 나는 그 빛에 촉촉히 적셔지겠지.
그 날까지, 아름다운 꿈을 꾸자. 조금씩 더 뻗어볼까.
나는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