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눈

신기루

by 하이디 준

죽 쒀 버린 세상에 소금 뿌리듯 첫눈이 왔다네!

간이 잘 안 맞는지 뿌리고 휘젓고, 또 싱거운지 뿌리고 휘젓고.

그치만 아무리 뿌려도 싱겁기만 할 거야.

사람들은 각각 나름대로 자기들의 맛깔스런 인생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진한 매실처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시글시글한 맛의 인생도 있겠고,

생강차처럼 목넘김이 두려울 정도로 톡 쏘는 인생도 있을거고,

쓰고 단 맛이야 언제나 느끼는 거겠지.

하지만 결국 사라지는 것들이야.

남는 건 맛이 아니라 배부름이지.

삼키고, 또 삼켜도, 만족할 만한 걸 찾지 못하겠지.

결국 언젠가는 한꺼번에 털어넣을지도 몰라.

그래, 그치만 우린 그딴 걸 기다리면서 썩을 순 없는 거야.

좀 더, 잠시나마 즐거울 수 있게, 맛있게 넘겨주십사 하고 양념을 쳐야 한단 말씀이지.

하늘은 평상시의 밤하늘과 달리, 흐린 파랑에 흐린 분홍빛 구름을 깔고서,

이거 소금을 더 뿌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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