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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Apr 19. 2024

수퓌퓌가 그리는 세상_TOKYO

다양한 활동의 영역


도쿄를 그렇게나 다니면서 사실 아사쿠사를 제대로 들어가 본 적은 없다. 도쿄라는 커다란 도시에서 그 외에 할 것이 너무나 많아서일까? 아니면 뭔가 압도되는 분위기에 다가가기 힘들었던 것일까? 이제서야 나는 아사쿠사에 발을 디뎠다. 역시나 아사쿠사는 사람이 많았다. 아사쿠사에 가기 전 각종 기념품 가게들과 주전부리를 파는 곳을 지나니 아사쿠사 본진이 보였다. 지나가는 동안 홀린 듯 센베 하나와 별사탕을 집어 들고 입으로 아사쿠사의 재미를 즐겼다.

들어서자마자 일단 인증샷을 찍어보았다. 온 나라의 관광객들이 모여있어서 와글와글 거리는 틈에 한 장의 추억을 남겼다. 아사쿠사 안으로 들어서니 작은 공원처럼 고즈넉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다. 다들 기념품 가게와 아사쿠사를 보이는 그 거리에만 몰려있는 듯했다.

아사쿠사를 둘러보고 뒷문으로 나서니 또 다른 가게들이 펼쳐졌다. 기념품 가게를 파는 곳과는 다른 곳이었다. 친구의 소개로 갔던 멘츠카츠의 맛집에 줄을 서서 멘츠카츠를 한입 베어 물었다. 뜨겁고 진한 육즙이 흘러나왔다. 물수건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입천장이 데일뻔했지만 무사히 한입 베어 물었다. 큰 식사는 아니었지만 너무 뿌듯한 한 끼였다. 밤이 시작되는 거리의 불빛과 아사쿠사의 화려한 색은 또 그렇게 하루를 마감하고 있었다. 그리 긴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도 아사쿠사를 즐기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도쿄에서의 밀린 일기를 해 치우듯이 다음 내가 향한 곳은 해리포터 스튜디오였다. 런던에서 다녀왔던 스튜디오와 비교해서 어떤 느낌일지 너무 궁금했다. 적지 않은 가격을 지불하고 해리 포터에 갔다. 해덕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만 나름 래번클로로써, 파란색 개량한복을 입고 도착했다. 시간제로 들어가는 거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나도 그들과 함께 서 있었다. 내 차례가 되었고 짐 검사를 하고 난 다음 들어간 스튜디오에는 화려한 기념품 가게가 먼저 나를 맞이하였다. 어찌나 다양한 물건들이 많은지 이것도 사고 싶고 저것도 사고 싶고 주머니는 텅텅 비어 있고 고민 끝에 일단 나와서 고민해 보자 싶어서 다시 스튜디오로 들어갔다 스튜디오에서는 일본어와 영어로 해설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스튜디오가 생기면 한국어로 할지 궁금했다.

내부는 영어 세트장처럼 한 장면 장면을 모두 스튜디오 옮겨놨다. 런던에서도 그렇지만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런던 스튜디오와 비슷한 점도 되게 많았고 도쿄 스튜디오 만에 감각도 있었다. 특히나 이상한 동물 사전에 나오는 내용이 스튜디오 내에 있었고, 마법부의 표현도 훌륭했다. 지금 런던 스튜디오도 좀 달라졌을 수 있겠지만 나는 그런 부분에서 도쿄가 조금 다르다

고 생각했다.

밖에도 해리 포터의 집 그리고 방을 꾸며놨고 버스도 만들어져 있어서 사진 찍기도 좋았고, 한켠에 카페도 있어서 배가 고프면 앉아서 좀 쉬었다 가도 될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더운 날씨라 잠깐 사진 몇 장을 찍고 다시 실내로 들어왔다.

약 2시간 정도에 혼자 투어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니 살짝 어두컴컴한 저녁이 시작되었다. 아침 시간보다는 패장 시간에 맞춰서 가는 것이 조금 더 나은 것 같았다. 나올 때 지나쳐 기념품 가게에 내 마음을 두고 왔더니 뭔가 허전함이 느껴진다. 지팡이도 사고 싶고 버터 맥주도 먹고 싶었고, 래번클로의 컵이며 사고 싶은 거 투성이었는데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었다.


아직 해가 완전히 지는 건 아니어서 서둘러서 도쿄 타워로 향했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도쿄 타워가 보이는 곳으로 향했다. 도쿄 타워는 서울에 잠실 롯데월드처럼 가까이 있는 듯 멀리에 있었다. SNS에서 유명한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찍을 수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점점 더 도쿄타워가 가까워지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그 공간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고 줄을 서면서까지 도쿄타워를 찍어야 하나라는 생각에 살짝 옆에 나가서 혼자 도쿄타워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뭐 이러면 어떠하리 저러면 어떠하리 도쿄타워가 배경인데. 막 해가 지는 찰나 엽기에 도쿄 타워는 밤을 준비하는데 불빛을 켰고 그 반짝이는 불빛에 오히려도 도쿄타워가 더 예뻐 보였다. 해는 점점 적고 도쿄 타워는 점점 더 반짝였다. 그렇게 또 나의 하루가 반짝이면서 저물어 가고 있었다. 바쁘게 지내 온 시간들이었지만 또 알차 기도했다. 미루어왔던 숙제를 끝낸 마냥 가뿐한 마음으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일본을 다니다보면 팀 랩(Team Lab) 이라는 말을 많이 보게 된다. 공식 홈페이지에도 들어가 봤지만 내가 해석한 바로는 빛을 이용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전시? 인 것 같다. 그래서 유명한 장소에서 야경 쇼를 하는 주체는 주로 팀 랩이었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이들이 하는 전시회는 어떤 걸까? 도쿄 타워를 구경하고 서둘러서 팀 랩 플래닛 으로 갔다.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지만 표의 적혀진 시간 보다 빨리 도착해서 일찍 입장하지는 못했다. 근처 편의점에서 잠깐 시간을 때우고. 예약한 시간에 맞춰서 전시회 입장했다.

체험용 전시회였다. 어두운 곳에서 비 하나를 의지한 채 걸어가는 것과 물컹한 검은색 천 위로 걸어가는 것. 빛과 거울이 가득 있는 그런 방. 빛으로 꽃을 만들어서 하늘을 바라보게 하는 방. 둥근 공들이 가득한 방에 색색이 바뀌어 가는 그런 방. 진짜 꽃들에 휩싸이는 방.

방마다 테마가 있었고 설명이 있었다. 때로는 연못에 발을 담그는 것처럼 신발과 양말을 벗고 물속을 걸어 다녔고 때로는 맨발로 물컹물컹 한바닥을 걷기도 했다. 뭔가 나에게 집중하게 되는 시간이랄까. 예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지만 시간을 다 보내고 나오니 그 순간순간 내 감촉에 집중했던 그 시간이 더 기억났다.

도쿄에서 할 수 있는 건 참 많은 것 같다. 이것 외에도 쇼핑센터, 야경, 맥주 박물관, 각종 팝업 전시회 수도 없는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었다. 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곳을 가고 또 가는 데도 아직도 도쿄는 잘 모르는 도시이다. 사람도 많고 서울이랑 비슷한 점도 많아서 사실 그렇게 즐기는 도시는 아니지만 또 막상 오게 되면 그 어떤 도시보다도 재밌는 경험을 하게 되는 그런 도시이다. 오늘도 나는 새로운 경험 하나 하고 돌아간다. 다음에 도쿄는 또 어떤 경험을 나에게 줄 것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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