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지금 그리고 내일_2

그때의 나_2

by 쑤라이언

그 선배와는 약 2년간 사귀었던 것 같다. 마냥 좋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술 먹고 노는 걸 워낙 좋아하고 친구를 좋아하던 선배라 나름 속도 많이 끓었다. 때로는 조금 진중한 모습이었으면 싶었는데 너무 까불 거리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기도 했었었다. 전체적으로 눈도 크고 굵직굵직하게 생긴 얼굴이라 그 정도면 잘생긴 얼굴이었다고 생각한다.


집에 거짓말을 하고서 여행을 가기도 했고, 같이 긴 버스 여행을 해보기도 했었었다. 여름의 추억도 겨울의 추억도 참 많았던 사람이었다. 가끔 써주는 편지들이나 엽서를 보면 너무 고마웠고, 내가 주었던 마음을 그대로 돌려주는 착한 사람이었다.


한 번은 과 체육대회가 있었던 어느 날, 같은 과였던 우리는 학년이 바뀌고 다른 과가 되었고 서로 체육대회 때 다른 과로 만나는 일이 있었다. 나는 우리 과에서 나름 다크호스로 과를 우승으로 이끄는데 기여했었고, 우승컵에 담긴 소주를 꽤나 많이 마시게 되었다. 소위말하는 OB도 와있고, 거절할 수 없어서 다 마셨는데 그러고 그냥 인사불성이 된 것이다. 우리 과 선배들이 남자친구에게 연락을 했고, 그도 뒤풀이 중에 달려와서 나를 업고 집에 데려다주었다. 마침 부모님이 외출한 시간이라 우리 집에 자고 갔었는데 가볍지도 않았을 건데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토하려는 나를 그것도 업어서 집에 데려다주었던 그 사람. 참 미안했는데 말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그때 이후로, 과에서 어느 누구도 나에게 술을 먹이지 않았고, 나도 술을 마시지 않아서 너무 좋았다. 술을 먹지 못하는 체질인데 머 누가 신경 쓰랴, 하지만 그 사건 이후 알아서 내게 술을 권하지 않아 줘서 얼마나 고맙던지.


그런 반면에 나는 그에게 착한 사람이었을까 아니, 나는 그에게 괜찮은 여자친구였을까? 지금 생각해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그는 나와 밤을 나누고 싶기도 했을 것이고, 나와 함께 미래를 꿈꾸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러지 못했고,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불만스럽지 않았을까? 그때는 모든 게 처음이었고, 혼전순결 주의는 아니었지만 뭔가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너무 강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머 그렇게 중요했나, 싶기도 하고.


대학교1학년과 2학년을 그와 함께 보내고서 그를 놓아주었다. 아니 내가 그에게 이별을 고했다. 사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뭔가 MT 가기 전날이었던 것 같은데 유치하게도 “엄마가 공부에 집중했으면 해”라고 했던가, 그렇게 이별을 고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는 알아듣고 그 이후로 연락하지 않았다. 술 먹고 가끔 연락하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서 학교 근처에서 다른 여자친구와 함께 걷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았었는데 다른 여자친구와는 행복할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는 누구와 결혼했을까? 다른 누구보다 결혼하고 싶어 했던 그였기에 궁금하다. 대학교를 졸업하고서인가 꽤 지난 어느 날 그의 전화번호로 “잘 지내니? “라는 문자를 받았었는데 그때 뭐라고 답변을 했었어야 했을까? 그때 그는 내게 미련이 있어서 연락했던 것일까? 아니면 그냥 연락을 했던 것일까? 그냥 내심 궁금하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연락을 했던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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