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나_13
세상에는 참 다양한 관계가 많은 것 같다. 어느 날이었다. 내게 그런 아픈 일이 생긴 다는 건 참 예상치 못하게 오게 된다. 회사에 와서 마음이 맞던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간 적이 있다. 달랐다 모두가 서로가 각기 다른 성격이었고 알게 된 지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친구들. 어찌어찌 여행을 다녀왔고, 친구들의 다양한 성격도 알게 되었던 그런 여행이었다. 다른 걸 떠나서라도 한층 더 가까워진 것도 사실이었다.
그러던 친구 중의 하나였다. 같이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으나, 일적인 성향이 다르다 보니 부딪히는 부분이 있었다. 카톡이나 메신저로 이야기하다 보면 얼굴 보고 말하는 것과 다른 감정이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그때도 그랬었다. 원치 않게 말꼬리가 잡히는 기분이었고,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회의실을 잡았다. 사실 일도 일이지만 가장 큰 문제가 하나 있었다. 내가 이 친구도 일하는 게 꺼려졌던 것이었다.
그 친구는 어느 순간 그룹 내 남자직원과 가깝게 지냈다. 늘 같이 점심을 먹었고, 늘 같이 커피타임을 가졌다. 실험실에서도 밖에서도 함께였고, 출퇴근도 같이 했다. 남자직원은 서울에서 살고 있었음에도 회사 근처에 와서 그 친구와 같이 출근을 했었다. 이렇게 보면 아무 문제없는 관계이지만, 그 남자직원은 결혼을 한 직원이었다. 좋게 보이지 않은 것이 사실이었고, 그 관계가 무엇을 뜻하든 그 친구에게 좋을 게 없는 관계였다. 나는 그녀에게 말을 하지 못했지만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어떤 관계냐 묻기도 했고, 타 부서 사람들은 그들의 관계가 연인관계지 않냐 묻기도 했었다.
그래서 말했었다. 사실 일도 일이지만 좋지 않은 소문에 같이 일하기 꺼려진다고. 그랬더니 그녀는 왜 그녀가 그와 함께 지낼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보다 했다. 사실 그 이유가 궁금했던 건 아니었으니. 하지만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내가 이런 이야기들을 다른 사람들과 해왔던 것이 순간 부끄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일어나서 허리 굽혀 사과했다. 정말 정확하게 일어나서 90도로 인사하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녀는 알겠다고 했다. 앞으로의 일은 서로 부딪히지 않게 내가 그만두겠다 했으나 그건 모양새가 좋지 않다며 일을 잘 분리해 보자고 했다. 그렇게 그녀와 이야기를 하고 나서 어딘가 불편한 마음으로 퇴근을 했었다.
나를 반성하면서 그녀의 행동과 태도가 내가 생각했던 기준과 달랐을지언정 그걸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은 결국 내가 부끄러운 일이라며 자기반성을 했다. 그럼에도 한편에서는 그녀가 그와 잘 지내질 않길 바라는 마음과 함께 앞으로 잘해봐야지 다짐했다.
패기 어렸던 날에는 내 기준 비도덕적인 사람이 일을 잘한다면 일과 사생활은 별개니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막상 내가 이렇게 보게 되니 뭔가 달랐다. 일을 잘하는 사람이 인간적으로 비도덕적이라는 게 뭔가 맞지 않았다. 그래도 사람들이 사는 사회인데 어느 정도의 도덕성이 있어야 하는 게 맞지 않는가. 누군가 말했다. 법적으로 사실상 잘못이 없으면 상관없지 않은 게 아니냐. 사생활이 중요시되면서 법이라는 게 우선시하는 게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그렇다고 법만 지키면 다 되는 건가 싶기도 하고. 정말 아직까지도 끊임없이 고민이 되는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