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지금 그리고 내일_33

지금의 나_21

by 쑤라이언

옆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옆으로 고개조차 돌리지 못했다. 말도 걸고 싶었는데 말을 걸만한 수단도 없었다. 조용히 앉아서 한국어 잡지를 읽고 있었다. 그가 자리를 일어섰고, 밖으로 나갔다. 이렇게 또 인연이 끝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야경을 기다렸지만 야경은 올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나도 자리를 일어났고 케이블카를 타러 갔다. 방금 케이블카가 내려갔다. 아마 그는 저 케이블카를 탔겠지? 잠시 기다리니 다시 케이블카가 왔다. 나와 함께 기다리던 타이완 가족이 함께 케이블카를 탔다. 나는 내려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앞의 케이블카를 탔다. 케이블카가 막 출발하려던 그때 뒷 케이블카에서 웃음소리가 났다. 그였다. 그가 타이완 가족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하필 왜 뒷 케이블카를 탔는지 이왕이면 앞에 타주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카가 지상에 도착했고, 우리는 1층으로 내려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를 탔다. 습관적으로 나는 문 열림 버튼을 눌렀고, 타이완가족이 나가고 뒤에 그가 내리는 걸 봤다. 그가 말했다. “감사합니다.” "Thank you"도 아닌 한국말이었다. 깜짝 놀랐다. 어떻게 내가 한국인인걸 알지? 어떻게 한국말을 알지? 드디어 말걸 수단이 생겼다! 정말 깜짝 놀라기도 했고, 놀란 얼굴로 물었다. 어떻게 한국말을 아냐고, 그는 동남아 쪽 여행 중이었고, 여기저기를 돌다가 이번에 부산에 있다가 일본으로 넘어왔고, 지금 도쿠시마라고 이제 다시 서울로 갈 거라고 했다. 나도 내일 서울로 가기에 물어봤다. 무슨 비행기냐고, 같은 비행기였다.


좀 더 용기를 냈다. 그에게 저녁시간에 계획이 있냐고. 나와 같이 저녁 먹지 않겠냐고. 그도 괜찮다고 했다. 지금 기념품가게를 둘러보고 가자고 했다. 알겠다고 했다. 기념품가게를 둘러보면서 그에게 쓸 엽서를 한 장 샀다. 감사인사라고 해야 하나? Say hello 엽서를 쓰고자 하였다. 그가 기념품가게를 둘러보고서 나왔다. 나오는 길에 도쿠시마에서 유명한 아와오도리행사를 보고 있길래, 관심 있냐고 물었다. 같이 볼까? 사실 나는 볼 생각이 없었지만 그가 관심이 있다면야. 그는 관심은 있지만 예약을 하지 않아서 못 볼 거라고 했다. 그래서 내가 카운터에 물어봤는데 가능하다고 했다. 18:56이었기에 7시 공연은 무리였다. 그리고 현금 결제만 가능하다고 해서 돈을 뽑아야 했다. 현금결제만 가능하다고 하니 그가 자기도 여행 마지막 날이라 내 것까지 결제해 줄 여력이 안된다고 했다. 바랬던 건 아니었기에 괜찮다고 돈을 뽑아야 한다고 하니 자기가 아는 편의점이 있다고 같이 가자고 했다. 그렇게 돈을 뽑고 돌아와서 8시 공연을 결제하고 기다렸다. 그러면서 이름도 다시 묻고 동남아여행은 어떻게 했는지 한국에서는 뭐 했는지, 서울로 가면 어디서 묵는지 등을 물어보았다.


그는 원래 중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중국 비행기가 비싸서 한국 와 일본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그리고 서울에서 2일간 홍대에서 머물다 남은 날은 뚝섬 쪽으로 넘어간다고 했다. 마침 집 근처였기에 그럼 한국에서 가서 저녁 한 끼 같이 하자고 말했다. 괜찮다고 했다. 내가 이상형으로 생각하던 외국인과의 만남이라니 너무 떨렸다. 별의별 말을 다 했던 것 같다. 시간이 되어서 공연장으로 들어갔고, 나란히 앉아서 낯선 일본에서 공연을 보았다. 꽤나 다정하게 공연을 보았던 것 같다. 1시간 정도 체험형 공연을 보고 나서 저녁을 먹기 위해서 나섰다. 하루만 일찍 알걸. 아쉬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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