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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Feb 09. 2021

[Nov 22, 2020] Yangpyung Story

첫 번째: 세미원과 두물머리

뚜벅이의 여행지

서울에서 뚜벅뚜벅 여행할 수 있는 곳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이 기회에 알 수 있었다. 처음에는 강릉이나 충남으로 가려고 하다가 경의선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이 있다는 소식에 양평을 검색하게 되었다. 우리는 잠실에서 버스를 타고 지하철을 타서 세미원으로 향했다. 세미원은 수생식물을 이용한 자연정화 공원으로서, 면적 18만 제곱미터 규모에 많은 연못이 있고 거기에 연꽃, 수련, 창포가 심어져 있는 공원이었다. 야외 정원을 표현하고 작은 분수들도 장식되어 있어서 볼거리가 풍부한 정원이었다. 또 온실도 있어서 온실 내부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세미원을 거닐다가 끝으로 가면 두물머리로도 나갈 수 있어서 (표를 지참하지 않으면 다시 들어올 수 없다) 꽤나 매력적인 여행 코스였다. 다만 우리가 출발할 때 간과한 점이 있었으니.... 겨울에 다가오는 이때에는 볼 수 있는 것이 없다. 연꽃, 수련을 보려면 7,8월에 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길.


우리는 경의 중앙선 양수역에 내려서 세미원으로 향했다. 입장료는 4,000원이었고, 생각보다 큰 정원의 규모에 놀랐다. 그리고 맛보려고 구매했던 연꽃 빵이 맛있어서 한통 더 사 오지 못한 나를 질책하고 있다.

정말 세미원 자체에는 볼거리는 별로 없었다. 그냥 이미 져버린 연꽃과 추운 냉기만 가득한 그곳은 그냥 뭐랄까,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라고 할까? 겨울에 오면 더 심할 것 같지만, 물이 얼지 않은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세미원을 두루두루 산책했다. 그리고 세미원에서 배로 만들어진 다리? 를 건너면 두물머리로 가게 되는데, 길 건너 판매하는 맛있다는 하도 그도 사고, 오리들이 줄지어 가는 것도 보고, 한참을 돌더미에 앉아서 바다와 하늘의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나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날씨는 추웠지만 잔잔한 물소리와 오리들의 모습을 보는 것. 그리고 세미원 내부를 세밀하게 여기저기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 정말 시간에 쫓겨서 여기 맛집도 가고 저기 맛집도 가고 급히 어딘가로 다녔던 여행이 아니라 한 곳에 정착해서 나를 바라보고 자연을 바라보고 한 그런 여행은 또 다른 잔잔한 맛을 느끼게 해 주었다. 그냥 한 곳에 앉아서 커피를 한잔 마시면서 아무 생각 없이 있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여행의 멋진 맛이라고 해야 하나.


세미원과 두물머리를 둘러보고 나서 저녁이 되었기에 (뚜벅이다 보니 이동거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은 단점) 우리는 세미원 길 건너 장어 요릿집으로 갔다. 연꽃잎으로 쌈도 먹을 수 있고 장어와 불고기 등 다양한 고기 요리를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노릇노릇 항아리 속 숯으로 구워진 장어와 불고기, 그리고 각종 해산물들 = 수련 잎 덮밥 인가? 이것을 먹고 나니 뭔가 뿌듯함이 밀려왔다. 일요일이기에 일찍 귀가해서 또 월요일을 준비해야 하기에 우리는 또 식사를 마치고 경의 중앙선을 타기 위해 일어났다. 경의 중앙선은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려면 지하철 시간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서울 근교 여행은 또 처음이었기에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이동거리를 미리 계산해서 좀 더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보아야겠다.


체크포인트; 세미원은 7-8월에

세미원: 5,000 원
빵: 9,000 원
핫도그: 3,000 원
연 아이스크림: 5,000 원
장어; 59,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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