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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pypy Nov 07. 2020

[Apr 18, 2020] Jeju Story I

두 번째, 제주의 맛

아침 일찍 눈을 떴다.

쉴 틈이 없었다. 제주의 이 맛, 저 맛을 느껴보려면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스타벅스에서의 제주한정 음료들을 모두 맛보려면 시간을 알차게 보내야 했다. 우리의 2일째 첫 코스는 갈치요리! 가격대가 많이 높았던 곳이라 많이 고민했던 가게지만 이건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오게 되었다. [대기정]이라는 곳인데 오픈 시간을 확인하고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우리가 첫 손님! 갈치정식 2인분! 갈치의 크기도 크기지만 적당히 간이 된 갈치구이요리에 전복돌솥밥이라니! 아침부터 거하게 한 상먹 었다. 정말 어떻게 먹나 싶었지만 아주 알뜰히 갈치를 다 먹고 나왔다.


식사 후, 후식은 스타벅스! 스타벅스 한정 음료를 마시고서  [빛의 벙커]에서 고흐전을 보기 위해 출발했다. 제주 성산에 숨겨졌던 통신 벙커였는데 지금은 전시회장으로 이용되고 있고 프랑스 몰입형 미디어아트로 벽면에 고흐의 그림을 쏴서 360도 고흐 그림을 접할 수 있게 전시되고 있었다. 고흐전 이전에도 클림프 전이 있었다고 하였다. 15,000 원의 전시비를 내고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고 바닥에 앉아서 혹은 의자에 앉아서 고흐의 그림을 오롯이 느낄 수 있었다. 전시회 관람 후, 여러 미디어 매체를 통해 유명해진 월정리 해변 근처, [방긋 스낵]으로 갔다. 워낙 라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해물라면과 문어 떡볶이가 나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었다. 월정리 해변을 보면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었다.

식사 후, 해변가를 거닐면서 문어빵도 먹어주고 해변가에 앉아 바닥에 낙서도 하고, 여유라는 내게 주어진 행복을 만끽하였다. 노을 지는 풍경을 최근 오롯이 느껴본 적이 없었기에 평소와 다른, 이 곳 제주에서의 특별함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졌다.

해변가를 끼고 달리는 도로에서 바다와 하늘의 경계선이 불게 물드는 걸 보았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붉은 노을빛에 물들었다가 이내 거무스름한 파란 하늘과 바다가 노랗게 반짝이는 별빛과  달빛에 찰랑이는 걸 보고 나니 제주의 맛이라는 건 먹는 것만이 아님을 깨달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돌아가기에 사실상 마지막 여행날이었다. 자기 전 숙소 근처 [마라도 횟집]에 들러 고등어회를 먹었다. 보통 고등어회가 비릴 수 있는데 이 집은 비리지도 않고 담백하니 맛있었다. 마지막까지 놓칠 수 없는 먹방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삼다도로 유명한 제주도에서 외국인과 한국인을 모두 사로잡는 유명 명소로 성장한 이곳이 지금 내게는 너무 소중한 곳이자 소중한 시간이었다. 나는 또 이곳을 그리워할 것이고 보고 싶어 하겠지? 함께하고 싶은 누군가와 함께 한 번 더 오게 될 것임을 생각해본다.


체크포인트: 제주의 맛은 오감으로 느껴야 한다


대기정 (갈치정식) 80,000 KRW 방긋스낵 34,000 KRW 마라도횟집 (고등어회) 64,000 KR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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