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pypy Nov 07. 2020

[Apr 17, 2020] Jeju Story I

첫 번째, 낯선 공기

낯선 곳으로,

가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제주행 비행기 편을 끊었다. COVID-19.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는지보단 어떻게 끝을 내야 할지가 더 궁금한 질병.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서로를 조심하고 있지만 이렇게 조심하는 것조차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 모르겠다.


2020년 달력에 빨간 색도 몇 없고, 혹여나 내가 질병에 걸림으로써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회사-집만 다닌 지 약 2달. 회사 업무강도는 점점 세지고 나를 돌보지 못하는 여유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었다.


그러던 찰나, 마음 맞는 친구와 조심히 다녀오자 라며 준비한 제주여행. 혹시 모르니 호텔로 숙박을 다 예약하고, 필수 자동차도 예약했다. 하지만 가지 말라는 것이었을까, 김포공항을 향하는 길은 비로 가득 찼다. 마음을 다독이며 순대국밥 한 그릇을 먹고 일단 출발했다. 김포공항 검색대에서 나도 몰랐던 칼이 나와서 잠시 당황했지만 시간은 넉넉했기에 수화물로 부쳤다. 마스크를 끼고 비행기를 타는 것이 그리 쉽진 않았지만 그래도 지켜야 하는 일이니 얌전히 마스크를 끼고 숨을 고르고 있었다.


다행히, 제주공항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그치는 시간이었다. 낯선 공기를 얼마나 맡고 싶었는지 비행기에 내리는 순간 긴장감과 함께 행복함이 밀려왔다. 한국에서 느낄 수 있는 야자수와 공항이라는 특수한 장소에서의 기쁨이 나는 좋았다.


렌터카를 찾고 나서, 바로 [순옥이네 명가]에 물회+전복죽을 먹기 위해 출발했다. 이번 여행의 테마는 [먹방 여행]이었기에 그에 걸맞게 시작을 먹는 것으로!

둘이 물회 1 접시, 전복죽 1그릇, 그리고 음료수를 먹었을 때, 30,000 원이 소비되었다. 양이나 가격 모두 굉장히 합리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이 물회 맛은 생각이 날 정도로 맛있었다.


식사를 하고 나서 제주도에 왔으니 해변가로 가야 하지 않겠다. 다소 늦은 시간이었지만 [협재해변]으로 향했다. 날은 4월이었지만 바다 온도는 차가웠고, 사람들도 적었다. 달빛과 별빛에 반사되는 해수면은 알 수 없는 색으로 출렁이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서 파도소리에 집중했다. 바다는 무섭기도 하지만 아늑한 곳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맛보기 제주도를 지나고 우리는 숙소로 돌아왔다. 그리고 먹방 여행이기에 숙소 근처 제주도 흑돼지를 야식으로 접하기로 했다. 숙소 근처, [돈이랑]이라는 곳인데, 삼겹살과 함께 제주도 특유의 젓갈과 함께 고기가 구워졌다. 삼겹살은 항상 맛이 좋고 실패할 수 없는 요리라곤 하지만, 더 맛있었다. 제주도 공기와 아름다운 경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식사를 마치고 돌아서면서 잠시 아주 잠시 생각해봤다. 이 바다로 둘러싸인 멋진 섬에서 어떤 추억을 쌓게 될지 어떤 낯선 하루들을 보내고 갈지 기대하면서 하루를 마감했다.


체크포인트: 오랜만에 느끼는 낯선 공기

비행기 (아시아나) 106,000 KRW 숙소 (더본, 신라스테이) 189,043 KRW 렌트카 (제주로렌트카) 38,640 KRW 순옥이네명가 (전복죽, 물회) 30,000 KRW 돈이랑 65,000 KRW

작가의 이전글 [Feb 14, 2020] Tokyo Story I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