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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거지

#설거지

            이현우

동그랗게 깊은 정을 나눈다
포만감 뒤에 남은 삶의 부스러기들
둥둥 떠다니며 아우성을 친다

본능처럼 게으름이 몰려든다
하기 싫은 표정 역 역하다
어디론가 도망가고픈 이기심
서로서로 눈치를 살핀다

막내딸 사르르 애교 떨며
"아빠, 한 번 해주시면 안 될까요"

피할 수 없는 덫에 걸린 기분이다
내키지 않으면서도 싫어도 좋은 듯
뽀루 뚱한 얼굴 고무장갑을 낀다

바라보던 어머님 빙그레 웃으신다
미안함이 창문 두드리듯 밀려온다
매일매일 치우는 사람의 수고로움

휘파람 불며 해주면 어떨까
두 팔 둥둥 걷어붙이고  
시키지 않아도 그냥그냥 말이다



*작가 후기

   설거지 한 번 하고 웃기지만
   어머니와 아내의 수고에 감사하며      
   자주는 못하지만
   고생하는 이 땅에 어머니들에게 드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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