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이현우

누구도 두 번 갈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비보호 좌회전
덜커덩거리는 세상 보란 듯이 힘차게 달려갑니다
흔들흔들 초보운전 양보해주세요 머리를 숙이면

꼬리표 달고 달려온 인생 양보는 없다 경적만 울립니다
그래도 기죽지 않고 요리조리 뻔뻔하게 달려갑니다
제법 똑똑해진 운전대 한 손은 창가에 손을 올리고
콧노래 부르며 선글라스 끼고 폼나게 달리는 자유
도로 위에 지울 수 없는 자존심 멋지게 달려갑니다

정해진 신호에 따라가야 하는 벗어날 수 없는 굴레
막히고 답답한 사연 다시 뒤돌아가야만 합니다
쉬지 않고 달려온 험한 길 언젠가는 멈추어야 합니다

브레이크 고장 난 인생, 더 이상 달려서는 안 됩니다

내 삶의 그림자를 밟으며 넉넉해지고 부드러워져서
쉬엄쉬엄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천국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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