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道
이현우
누구나 삶은 알다가도 모를 반전 드라마
호스피스 병동에 길게 이어진 주삿바늘
하루를 보석같이 살다가 떠나렵니다
무심한 달빛 다가오는 월급명세서
계절이 바뀌며 깨달은 은빛 나이테
나를 비우는 행복인지도 모릅니다
무심한 바람 심장 속을 파고들면
우두커니 남은 초라한 갈색 양복 외투
썼다가 지웠다가 보낼 수 없는 아쉬움
부서지고 부서지며 흔들립니다
잡을 수 없는 희미한 기억 속에
풀기 힘든 얄미운 숙제는 떠나버린
막차처럼 불러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옛 생각을 떠올리며 나무 그늘에 앉아
시어들을 주어 나열하는 한가로운 오후
풍성한 열매 내어주는 넉넉한 나목(裸木)
혼자라고 느끼며 가슴 치고 울고 싶을 때
살며시 다가서며 등을 대어주는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