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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잔소리 17


#텃밭일기


이현우


곡괭이아저씨 깔깔 웃는다

호미할매도 껄껄 박수친다

어설픈 농부 고구마 심는 모습에


살림꾼 큰 딸,

애교 많은 둘째딸,

막둥이 아들 밭을 가꾼다

귀찮은 표정 역역하다

깊게 고랑 파는 게으른 손


한 고랑, 반나절

두 고랑, 오후 해가 지나간다

"올 해는 고구마 많이 열리겠구나"

고구마 잎에 맺힌 따뜻한 정성

방울방울 이슬 맺힌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에 파묻는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알 수 없는 편지

먹장구름처럼 까맣게 몰려온다

심술 많은 심심한 훼방꾼 아닌가

한 방울,

두 방울,

구둑구둑...두둑둑


하늘 가신 그리운 미소

행여 다시 오시려나 보다




*작가후기

휴일이라 아이들과 텃밭에서 고구마 심었네요 살림밑천 큰 딸은 열심히 둘째,막내는 벌레잡기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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