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메타버스칼럼 문학평론

*디카시란 어떤 시 인가?



디카시의 정확한 개념이란 무엇일까. 시적 언술과 영상이 합쳐진 디카시는 사진시(photo poem)와 혼동될 수 있다. 사진시는 찍어놓은 사진을 돋보이게 시를 덧붙이는 반면 디카시는 특정 대상에서 시적 감흥을 남기는 현장성을 갖고 있다. 즉, 순간 포착된 대상에 시적 영감을 꺼내어 대상과 결합하는 문학으로 사진과 시가 개별로 존재하는 순간 작품이 되지 않는다.


디카시 양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제목을 쓰고 그 아래에 사진을 배치한다. 사진 다음으로 5행 이내의 시를 쓰고 마지막에 시인의 이름을 넣는다. 이는 사진과 시가 하나임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고 현장성을 극대화시킨다.


5행 이내의 짧은 시가 들어가기 때문에 5·7·5의 3구 17음절 형식으로 이뤄진 일본의 단시 ‘하이쿠’를 연상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하이쿠는 계절을 나타내는 단어와 구의 매듭을 짓는 말이 들어가는 반면 디카시는 하이쿠가 다루지 못하는 현대 문학의 트렌드를 담는다.


박우담 사무국장은 “시는 난해성이 없으면 작품성이 떨어진다. 그 때문에 문학계에 난해한 시가 많아지면서 일반대중과는 멀어지는 괴리감을 낳았다. 디카시는 어려워진 시 영역을 대중에게 끌고 가고자 하는 ‘문학의 트로트’나 다름없다. 물론 그렇다고 기존 시의 영역을 갉아먹지 않는다. 오히려 시가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발전시킨다”고 했다.


디카시가 접근성이 낮지만 결코 가벼운 시는 아니라는 박 사무국장은 “디카시는 사진을 찍고 그 사진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사진과 연상되는 시상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작품인 만큼 시인의 철학이 드러난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잠재력과 예술성이 매우 뛰어나다”고 자부했다.


이어 “쓰면 쓸수록 그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 장르이다. 디카시가 전국에 알려지고 인정받으면서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리고 고등학교 전국 단위 모의고사에 출제되기도 했다. 문예지와 지자체에서 앞 다퉈 공모전을 실시하고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중국, 독일, 캐나다, 인도 등 해외로 뻗어나가는 중이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디카시는 이제 본격문학으로써 그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그만큼 ‘2023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경남도민신문과 시와편견, 한국디카시학은 디카시의 저력을 보여주고 문단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킬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문학의 제약을 뛰어넘어 창작의 지평을 넓힐 재능 있고 창의적인 시인들의 많은 관심과 응모를 바란다. ‘2023 경남도민신문 신춘문예를 실시하고 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 여백(餘白)의 윤리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