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시학과 시

*시에서 양행걸침과 행, 연


*시에서 양행걸침과 행, 연


이근모(시인)



1.서

제41강에서 시에서의 낯설기란 소고를 올린바 있다. 시에서의 양행걸침이란 이 낯설기와도 관련이 있으나 이 양행걸침은 시에서 연과 행을 구분시키고 구성하는 기법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안도현 시인은 행과 연에 관한 시론에서 <행과 연의 화음으로 시를 ‘노래’하라 하면서 행-연갈이는 시인의 특권이되 이를 계획적으로 나눌 것이며 끝없이 변화 줄 것>이라 했다


그러면 행과 연의 구성에서 <양행걸침> 기법이란 무엇일까? 이번 강의에서는 이에 대한 개념과 함께 그 기법 그리고 "양행걸침"에 해당하는 시를 감상해 보는것으로 하고자 한다.


2.양행걸침이란?

양행 걸침이란 일상적 구문의 형태가 시행에서 의도적으로 분절되어 두 행에 걸치는 것을 두고 일컫는다. 즉 일상적인 구문과 시행의 구문이 동일 하지만 행의 배열이 달라지는 것을 말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다음의 시를 예로 들어 본다.


우리 잠든 사이 (눈은)

더욱 깊게 내릴 것이며

우리들의 숲은 더욱 굳게

노을 속으러 잠길 것이니

우리 잠들지 말아야지

우리 잠든 사이 (강물은)

어느새 저만큼 흘러가리

우리들의 새들도

저문 숲을 건너 날아가리

--김수복의 우리 잠든사이--


위의 시에서 (눈은) 앞의 시구 "우리 잠든사이"와 뒤에 오는 "더욱 깊게 내릴 것이며"에 동시에 영향을 끼쳐, 양행에 걸쳐 의미의 파장을 형성한다. 일종의 낯설게 하기의 수법이다. (詩人 洪燕姬 그녀의 詩作)

이처럼 앞 행과 뒤 행에 걸쳐 의미를 공유하는 현상을 의미한다.즉 의미의 파장 형성인 것이다.


3.맺음말

시의 리듬이 발생하는 지점은 행갈이, 연의 나눔, 음절과 음운의 반복·고저·장단·강약, 문장 부호의 배치 등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에서 시의 행과 연은 외형적으로 시와 산문을 가장 잘 구별해주는 요소이다. 행과 연을 활용해 무엇을 쓴다는 것은 시인의 특권이자 시인에게 내린 축복이라 할 수 있다. 시에서 이처럼 중요한 행과 연을 매우 특별하게 모시지 않으면 시인으로서 낙제다. 당신이 시를 쓸 때 아무 의도 없이 무의식적으로 행과 연을 바꾸었다면 지금부터 자중하라. 관습적인 행갈이는 당신이 쓰는 시의 형식뿐만 아니라 내용까지 관습화한다. 시의 호흡에 따라 적당히 행을 바꾸면 된다고, 행갈이에 특별한 규칙은 없다고 생각한다면 빨리 그 나쁜 생각을 버려라. 행갈이에 ‘적당히’란 없다.(안도현시론 행과 연)


또한 김춘수는 <시의 이해와 작법>에서 시행 구분의 원리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제출한 적 있다. 그는 일본 시인 기다조노 가즈에의 말을 인용하면서 시의 각 행은 ‘사상의 분량’ ‘의미의 분량’ ‘이미지의 분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였다.


이처럼 행과 연은 시인의 특권이라 하지만 문장의 빛깔과 무늬를 말하는 시의 문채(文彩)는 행과 연의 배치, 어휘의 선택 등을 통해 나타남을 알고, 이러한 문체를 돋보이게 하는 방법을 강구해 오다가 1980년대 이후 우리 시에 ‘양행 걸침’ 형태가 도입되면서 시의 형식과 내용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왔다.

이 양행 걸침 기법은 한국시에 고질적으로 스며 있던 관망과 관조의 태도를 일시에 혁파하였다.


이상으로 양행걸침기법으로 지은 나의 졸시 한편 감상으로 나의 소고를 마친다


11월 단상 / 이근모


가을 인듯 겨울 인듯

그런 달이


있다

11월 이라는 이름으로

철길 평행선 처럼 바라보기만 하는 달이

만날 수 없어 멍하니 서 있기만 하는 달이

바람도 비껴가는 그런 달이


있다

손 바닥 펴고 하이 파이브 외쳐도

마주칠 수 없는 그런 달이


있다

손 잡은 것도 아니고 손 놓은 것도 아닌

그저 썸타는 것만 같은 그런 달이


있다

썸만 타다 썸만 타다

생의 마지막에 가서

둘이 하나 되는 길목에 들어서는

그런 달이


있다

둘이 하나 되는 12월 앞에서

썸타는 11월, 그런 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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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some) : 영어 some에서 차용된 인터넷 신조어로 일상의 언어로 보편화된 단어가 되었다.

내 것 인듯 하면서 내 것 아닌, 내 것 아닌듯 하면서 내 것 같은 상태를 말하는데 흔히 남녀 관계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썸남, 썸녀, 썸타다 등이그것이다

애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우정도 아닌 남녀관계를 썸남 썸녀라하고 썸타다 라는 뜻은 남녀가 사귈까 말까 하는 단계로 남녀간 연애직전의 서로 감정이 충분히 무르익은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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