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앓이
이현우
지갑 속 자화상을 지웁니다. 먼저 떠나버린 가수의 노래 불러보다
잠들지 않는 밤이 깊어갑니다 울기등대 진달래꽃 지르밟는 갈바람
말을 시켜도 말 못 하는 묵비권은 출근길 전철 소리 없는 몸부림
멀게 만 느껴지는 자유 평등 혼자 남은 앙상한 가지 익어가는 홍시
달빛 줍는 시골출판사 원고마감 걱정하며 가을편지 보냅니다.
목마른 술잔은 새벽처럼 얼큰한 육교밑 해장국집 뚝배기 장맛
하얗게 지새운 별밤지기 이슬 먹은 풀잎처럼 고개 숙인 시낭송
밤마다 듣던 신청곡들은 촉촉한 라디오 속삭이듯 말을 붙입니다
후덥지근한 수사법들은 번지수 알 수 없는 신춘문예 당선작
눈 뜨고 잠들지 않는 기, 승, 전, 결 천안행 막차를 기다립니다
전설의 고향 무섭게 웃던 공포 꼼꼼하게 빚은 납량특집영화
보고픈 여배우 잠 못 들게 만드는 바람기 없는 블랙커피 같은 밤
어설픈 바리스타 음악 두 스푼, 커피 한 스푼 이면 충분합니다
국민은 모르는 해체 시 쓰고도 알 수 없는 평론가 잘난 척 신문사에
걸린 상금만큼 널뛰기 가상화폐 지갑 잔고를 바라보며 웃습니다.
사각사각 레코드판 할리데이비스 질주 본능 붙잡고 달리는 설국열차
잠들지 않는 선풍기 방바닥 뒤척이며 백두산에 오르고 싶은 시베리아
호랑이처럼.... ,....
동쪽에서는 졌지만 서쪽에서 떠오르는 태양 믿고 싶은 거짓말 속에서
자서전을 오려낸 가을귀* 익어가는 샹송 내가 모르는 나를 부릅니다.
*작가후기
*가을귀~ 가을의 섬세한 소리를 듣는
귀가 되어간다
https://youtu.be/IwZtD0 XB7 J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