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좋은시 읽기와 좋은시 베껴 쓰기

#메타버스ai문학학교

#문학강의


 좋은시 읽기와 좋은시 베껴 쓰기




   문학평론가 이현우 교수

       

나는 늘 좋은시 쓰기라는 화두가 시작되면 좋은시 쓰는 기법은 없고 시의 속성을 알고 이 시의 속성이 나타날 수 있도록 쓰면된다고 그렇게 말을 해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시창작 강의를 한다고 하시는 몇몇 시인들을 보면 시를 쓸려면 이래야 하고 저래야 하며 이런 형식으로 써야하고 점을 찍지 말고 등 외형적 치장에 중점을 두고 강의를 하는 것을 보고는 나만의 냉소를 보낸다.


이를 건축물에 비유 한다면 기초 공사나 배관 공사등 기본은 부실하게 해놓고 외부  치장만 번들하게 주장하는 꼴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는 형식이 필요 없다. 독자로 하여금 시를 감상 하면서 얼마나 진실과 아름다움을 느끼고 내면화 시켜서 자기 것으로 받아들였는가가 문제지 시가 너무 길다 짧게 써라 등 시의 본질적 내용을 보지 않고 압축 이라는 것과 혼동 해서 말을 하는 것을 보아왔다.


주로 시가 길게 써지면 자칫 잘못 하면 군더더기가 붙을 수 있고 설명조가 될수 있는 경향으로 빠지기 때문에 짧게 쓰라고 주문하지만 설명조도 아니고 군더더기도 없으면서 압축된 시어로 쓰여진 장시를 보면 오히려 그 시인의 필력을 높이 평가 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장시를 보고 어떤 시인들은 무조건 줄이라고 강의하고 지도하는 것을 보면 그 시인은 시의 참 뜻을 모르는 작대기 풍수 같은 그런 시인으로 취급해 버린다.


그러면 이런 누를 범하지 않고 좋은 시를 쓰는 방법이 있을까?

제대로 된 시, 올바른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이 문제는 어렵다. 하지만 풀기 어려운 문제는 결코 아니다. 끈기와 열정을 가지고 과거의 낡은 버릇을 과감하게 팽개쳐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각오가 있으면 된다고 본다.  


공자께서는 시삼백이면 사무사의 경지에 도달 한다 했다. 그러나 지식과 정보가 늘어가고 쌓여가는 현세대에서는 시 삼백이면 그 경지에 도달 하기가 어럽다고본다.


하여 요즘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지론은 시삼백이 아닌 시 천이고 또 이 천편의 시를 필사해 보도록 권하고있다

왜 시를 손으로 필사해야 하느냐고 질문을 던진다면  그 필사하는 과정 안에 시의 비밀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필사하면서 집중하여 생각을 하면 그 시의 심상, 그 이미지를 쓰게 된 시인의 남모를 동기, 행을 바꾼 의도, 시 속의 소리 없이 숨쉬는 운율 등이 은근히 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단순히 읽고 지나쳐버리고 만다면 그 중요한 것들의 눈짓을 알지 못하지만 필사를 통하여 시를 쓰는 방법도 자연 그렇게 터득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떠한 이론적 습득보다 이 방법이 가장 확실하다고 나는 감히 주장을 한다.  


좋은 시, 제대로 된 시가 어떤 것인지도 모르고 자기 혼자만의 시 쓰기에 골몰하고 자아도취에 빠져 허송하는 세월에 비하면 필사는 오히려 좋은 시를 쓰는 지름길이 된다.


 그렇게 좋은 시를 읽고 필사를 하고 나면 그 때 비로소 시의 참맛과 시의 바른 길을 알게 될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 과정을 마친 분은 시 이외의 교양 서적을 섭렵하는 게 좋다. 문학, 철학, 신화, 미술, 음악, 역사 등 교양의 축적이 폭넓은 시적 자산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족한 글 "가을을 줍는다" 을 올린다



      가을을 줍는다


                

                 이현우



간지러운 바람은 수줍게 웃는 저녁놀

이디오피아 목동의 검은 커피의 향기

임자 잃은 시어마냥 텅 빈 거리 핥는다


두 손 잡고 걷다 갈랫길에서 뒤돌아서며

헤어져야 하는 붉은 입술 까베르네 쇼비뇽

용서하지 못한 밤을 길게 바느질 해야한다


속절 없는 갈바람 텅 빈 가슴 스치는 날에

무겁게 따라다니는 바코드에 새긴 꼬리표

바닷물 마시듯 실속없는 명함들의 유혹들


거울 속 자랑스럽게 숨길 수 없었던 문신

땅콩껍질 옷을 벗듯 떠나야 하는 가을비


무심한 듯 긴 머리결  창문 밖 바라보다

고개 들어 인사하는 허수아비 나무십자가


손 흔들면 가끔 서는 시골버스 정류장 의자

떨어지는 멍든 가슴 한 잎 두 잎  쌓여갑니다


  -이근모 시인 문학강의 중에서

매거진의 이전글 #문장부호 총정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