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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폐쇄와 미중 관계

틱톡 폐쇄와 미중 관계

새로운 갈등과 의외의 문화 교류



메타ai뉴스 논설위원 이현우 교수


1. 틱톡 폐쇄의 배경과 미국-중국 간의 갈등


틱톡(TikTok)의 미국 내 폐쇄가 현실화되며, 양국 간의 긴장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틱톡은 미국 내에서 1억 7천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주요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이는 단순히 앱 서비스의 중단이 아니라, 정치적·경제적 영향을 동반하는 중대한 사건이다.


틱톡 폐쇄의 핵심 이유는 미국 내 정보 보호와 보안 우려다. 미국 정부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중국 정부와의 연계를 통해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악용할 가능성을 우려해 금지 조치를 추진했다. 특히, 틱톡 금지법은 틱톡뿐만 아니라 '미국의 적대국이 소유한 소셜 앱'에도 적용될 수 있어 중국 소셜 미디어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틱톡 폐쇄와 관련된 정치적 맥락도 주목할 만하다. 19일로 예정된 틱톡의 서비스 종료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취임과 맞물려 있어, 그의 행정부가 이번 사태에 어떤 태도를 취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이 행정 명령으로 틱톡 금지법을 잠정 유예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이는 의회의 결정을 완전히 뒤집을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2. 틱톡 난민과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이주


틱톡의 폐쇄로 인해 미국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흥미롭게도, 미국 사용자들이 대거 선택한 대안은 중국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샤오홍슈(Little Red Book)다. 샤오홍슈는 원래 중국의 라이프스타일과 문화를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으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양국 사용자들이 같은 플랫폼에 모이게 되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났다.


샤오홍슈에서 미국과 중국의 사용자들은 음식, 반려동물, 라이프스타일 등을 주제로 교류하며 상호 이해를 넓히고 있다. 이는 과거 중국 정부의 엄격한 사이버 검열과 해외 소셜 미디어 차단으로 인해 불가능했던 모습이다. 특히, 샤오홍슈는 국내외 사용자 간 구분 없이 운영되어, 틱톡 폐쇄 이후 미국 사용자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대체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3. 문화 교류의 증가와 언어 학습 열풍


틱톡 폐쇄로 인한 의외의 결과 중 하나는 언어 학습의 증가다. 언어 학습 앱 듀오링고(Duolingo)에 따르면, 미국에서 중국어 학습자의 수가 전년 동기 대비 216% 증가했다. 새로운 중국 사용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욕구가 이러한 열풍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샤오홍슈의 사용이 활성화되면서 중국 문화에 대한 관심도 증가했다. 미국 사용자들은 중국 음식 레시피를 배우고, 중국의 전통 의상이나 생활 방식을 접하며, 양국 간의 문화적 거리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중국 정부 역시 예상치 못한 이 결과에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동안 틱톡 금지에 대해 미국을 비판해 왔지만, 이번 사태를 통해 중국 문화를 이해하려는 미국인이 늘어나면서 '조심스러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4. 향후 전망과 소셜 미디어의 미래


틱톡 폐쇄 이후에도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미국 내 틱톡 서비스는 19일로 중단될 예정이지만, 새로운 트럼프 행정부가 이를 완화하거나, 매각 협상을 촉진할 가능성도 있다. 반면, 틱톡과 유사한 플랫폼인 샤오홍슈도 미국에서 폐쇄될 위험이 있다. 미국 의회는 샤오홍슈가 중국 기업의 소유라는 이유로 틱톡과 동일한 규제를 받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의 다양성과 새로운 경쟁 구도의 시작을 알리고 있다. 특히, 트위터의 대안으로 떠오른 블루스카이(Bluesky)는 틱톡 사용자들을 유치하기 위해 새로운 사진·동영상 공유 기능을 포함한 앱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러한 플랫폼 간 경쟁은 사용자들에게 더 많은 선택지를 제공할 것이며, 소셜 미디어의 진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5. 결론: 틱톡 사태의 교훈과 글로벌 소통의 필요성


틱톡 폐쇄는 단순히 플랫폼의 종료를 넘어, 국가 간 문화 교류와 기술적 경계의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갈등 속에서도 서로를 이해하고 배우는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정치적·경제적 대립 속에 있지만, 소셜 미디어 사용자들은 플랫폼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공유하며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문제를 넘어, 글로벌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사례로 남을 것이다.


앞으로 소셜 미디어는 국가 간 교류를 강화하는 중요한 도구로 작용할 것이며, 틱톡 사태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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