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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


                     염색



             이현우



    꿈 많았던 스무 살에 시집 와서

    한 평생  참을 수 없는 모진 고난

    눈물로 지샌 힘들었던 나날들

    어느덧 고왔던 검은 머리에도

    함박눈꽃 하얗게 소복소복

    아낌없이 주고 싶은 순교자

    함께 늙어가는 중년의 아들

    서로 서로 마음 아프다

    젊게 보이려는 아들의 마음,

    정성껏 화장해 드린다

    사랑 많은  포근한 손길

    아들의 머리보며 안타까워

    곱게 곱게 물들인다

    뿌리부터 꼼꼼하게 빗어 넘기며

    지난 청춘 보상하듯 연갈색으로  

    도화지에 아름다운 풍경화 그리듯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어찌된 일인가?

    갑자기 눈물 빙그르르 돈다

    듬성듬성 빠진 힘들었던 삶의 흔적

    지난 세월의 아픔 어루만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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