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와 나
이현우
편안하게 반기는 공원벤취에 앉아
두 팔 벌린 늙은 나무에게
말을 붙여 본다
삶,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친구,그건 말이야
계절이 바뀌는 것이라고
난 생각하네
봄에 태어난 새싹도
가을이면 떨어지고
겨울이면 땅속에
묻혀 다시 내 몸속에
들어 오니까 말이지
그럼,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가
예쁜 꽃 아름답게 피워
온 세상 생기를 주고
싱그런 잎 소담 소담 매달아
서늘한 그늘 만들어 주고
가을열매 소복 소복 넘치도록
나누며 사는 거라네
그러면 사람들이
문득 문득
다가와 등을 기대지
인생이란 그런 거라네
서로 서로 내 등을
대어주는 거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