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이현우

00년 00월 00일
오류, 오류, 3회 오류
인터넷뱅킹 비밀번호가 틀리다
밤이었다.
눈을 떴을 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발가락까지 붙어버렸다

******** 통장 계좌번호
지루한 여름밤 선풍기 소리만 징징거리며
잠들지 않는 밤을 지킨다.
전기세를 걱정하는 손길은 스위치를 비튼다

**** 신용카드 비밀번호
헉헉 숨이 막히며 하루의 끝자락을
채울 수 없어
소주잔 속 메타포는 과거를 마신다

킥보드는 대리기사를 싣고 달리고
술 취한 네온사인 정신없이 흔들린다

1004
부엉이 눈 비비며 인터넷 감옥에 산다.

0001
낡은 노트 북위에 붙잡힌 마우스의 25시
거미줄을 치며 하루를 삼킨다

0100
책상 위에 쌓인 대기 중 서류더미.
아직은 숨이 막힐 때가 아니다.
탁자 위 물 한 컵

0001
출출한 은행계좌는 먹이 찾는 거미줄처럼
허전하게 입을 벌린다

그녀가 술잔 위에서 웃는다
이제 막 시작하는 주말드라마 마지막
엔딩이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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