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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연대기

#스마트폰 연대기
            (에세이/수필)

             
             이현우

 
 옛날에는 전화기를 들고 다닌다는 것은 꿈과 같은 일이었다 오밀조밀 좁은 골목길 앞 오래된 동네슈퍼에 빨간 외투 입고 앉아 있던 땡그랑 동그랑 거리며 줄을 서서 기다리던 공중전화기, 동전 떨어지는 소리는 심장을 쿵쿵 울리곤 했었다
 
 이런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하면 깔깔거리며 구석기시대의 화석 같은 이야기라며 웃는다
이젠 가장 가까운 애인, 친구, 비서 만물박사님
3G 4G 5G LTE 대기업의 경쟁에 소비자들은 신상품들이 쏟아져 기쁘기도 하지만 기능도 다 모르고 또 바꾸어야 한다는 생각에 웃음이 나온다 TV광고을 볼 때마다 새 전화기 대한 유혹에 빠져든다
처음에 휴대전화가 나왔을 때 무전기처럼 큰 전화기가 신기하기만 했다 동전 넣고 전화하다가 들고 다니며 전화한다니 문화적 충격이었다
동네 건달들은 무기처럼  휴대폰을 들고 다녔고 성공의 상징인양 허리춤에 휴대폰을 차고 다녔다
줄을 길게 하고 온갖 장식을 하고 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모습은 참 웃기는 모습이었다
요즘 아이들은 케이스가 대세인데 말이다
스마트폰 케이스로 자기를 멋스럽게 표현한다
요즘은 조금 쓰고도 신형이 너무 빨리 나오기에 오래 쓰면 뒤쳐진다는 느낌마저 든다
난 이제 스마트폰이 우리를 지배한다는 생각이 드는 걸  왜 일까?
게임중독, 인터넷 중독, 스마트폰 중독 중독 중독...
머리 쓰기가 점점 귀찮아진다
전화번호도 암기하지 않은지 오래되어 이제는 모두 전화번호 저장해서 쓰니 멍청이가 되어 버린 듯하다 어떤 날은 모두 온 가족이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재미없는 아빠 엄마보다 스마트폰이 더 재미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름 잘난 척하며 대학에서 영문학과 교육학 철학을 공부했지만 절대강자 스마트폰을 이길 자신이 없다
힘겨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다 자존심을 버리고 난 항복해버렸다 다른 물건과 바꿀 수가 없다 이렇게 편리한 물건을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정말 너의 변신은 어디까지 일까?
광대역, 다양한 기능 유비쿼터스 시대
기술의 변화 손안에 작은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진화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실은 광고의 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통화품질이 강조되던 시절, 광고의 변화는
기술의 변화를 쉽게 말해준다

등산가 허영호의 광고 "여기는 정상"~!
슬라이드폰, 폴더폰이 나오면서
너의 모습은 작고 편해졌지
"본부 본부"안성기 광고 음성인식
미세한 선율을 잡아내는 고품질
음성 입출력 성능이 앞서간다
김희선 발레의상을 입고 나와
"작은 소리에 강하다"
노트북 스케줄 기능의 작은 사이즈
커진 액정화면이 최고다
안성기 " 기능에서 앞서 가세요"
폴더형에서 엄청나게 많이 판매된
애니콜 작고 얇게 "앞서 가는 것이 세상을 사로잡습니다"
부가 기능 중 음향으로 승부하는 시대
가수 세븐 댄스 배틀 중 배경음악을 64화음으로 튼다는 재미난 설정" 64화음으로 붙자"
 지난날 재미난 광고 한바탕 웃음을 준다
그리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간다
 
스마트폰과 함께 사는 인생, 과연 내 인생  스마트 해지는 것일까? 고민해볼 심각한 문제 중에 문제이다 가족들과의 대화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없으면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의지할 수밖에 시대에 살아있다

 난 오늘도 창문을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기대어 나만을 위해 사는 백과사전, 정보원
떨어질 수 없는 사랑으로 톡톡 거리며 나의 이야기를 일기 쓰듯 써 내려간다
카톡 카톡 반기는 스마트폰 인연들에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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