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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차기

승부차기

 에세이/수필

             이현우

축구의 신 메시가 또 울었다 무슨 일인가?
이 시대의 진정한 축구영웅 '리오넬 메시'가 축구경기장에 누워 눈물을 터트렸다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는 고통 잔인한 승부의 세계 "11미텨 러시안룰렛"에서 말이다
축구에서 승부를 가려야 하는 상황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했을 때 하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피할 수 없는 잔인한 드라마, 승부차기는 토너먼트의 다음 라운드로 진출할 팀을 결정하는 방법 승부차기의 승패는 경기의 승패와 상관이 없다 공식전적은 무승부로 기록되기 때문이다
너무도 당연하고 쉽게 받아들이는 승부차기 5명의 선수들의 운명이 바뀌는 마냥 즐겁지만 않은 순간들이다

 내가 만약 그 자리에 그 순간 승부차기를 하게 된다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우리 삶에도 매 순간마다 참고 견디며 승부차기해야 될 순간들이 있지는 않을까 생각에 잠겨본다

 축구 슈퍼스타 메시가 어떤 선수인가?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고 했던가 첫 번째 킥커로 나선 메시가 잔뜩 긴장한 나머지 어이없는 실축을 하고 말았다
그는 소속팀 바르셀로나 28차례 , 정규리그 8회, 유럽 챔피언 4회, FIFA 클럽 월드컵 3회나 우승한
이 시대의 축구천재가 말이다 그런 그가 잔디밭에 누워 눈물을 흘렸다 나 또한 메시의 열열한 축구팬이라 어이없는 실수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땅이 꺼지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다 내가 실수한 듯
마음이 아프다 메시의 눈물은 곧 아르헨티나 국가대표 은퇴라는 뼈아픈 상처로 돌아왔다
아메리카 코파컵 해설을 맡은 이영표 축구 해설위원도 대표선수 시절 승부차기한 기억을 말하며 실패했을 때 중압감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어 히딩크 당시 국가대표 감독이 5명을 선발할 때도 부담감 때문에 선 뜻 하겠다는 선수가 적었다고 한다 왜냐면 실축을 해서 골을 넣지 못하면 원망을 한 몸에 받게 되고 스트레스가 엄청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운명의 장난이었을까 작년 결정전에서도 똑같은 장면이
연출되었다. 결승전에서 연장전까지 0:0으로 비긴 뒤 맞은 승부차기에서 첫 번째 킥커로 나서 침착하게 성공했으나 후발 킥커들이 줄줄이 실패하여 1:4로 패했다
코파 아메리카 승부차기와 메시는 이렇게 인연이 없다
흔히 승부차기, 페얼티킥(PK)은 사실 거저 먹는 골로 여긴다 한 데 훨씬 힘들다는 필드골을 밥 먹듯 넣는 스타플레이어가 PK을 놓치면 그 충격은 역시 훨씬 크다
메시는 4년 전 2011-2012 유럽 챔피언리그 4강전에서
PK에 울었다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탈락의 원흉이 되었다
60골 이상 터뜨리며 " 인간이냐, 외계인이냐" 찬사를 받았지만 결국 그도 실수하는 인간이었다
메시와 쌍벽을 이루는 호날두는 어떤가?
유로 2016 경기에서 실축을 해서 포르투갈은 가까스로 조별 리그에 통과했지만 호날두의 기복이 심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우리가 늘 완벽하다고 생각하고 상상할 수 없는 연봉과 수세기에 걸쳐 나올까 말까 하는 스피드와 골 결정력, 많은 대회에서 우승한 경험, 평상시 어렵게 넣은 필드골들 그렇게도 화려한 스타들이 승부차기를 하면 왜 실수를 연발하는 것일까 희한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것은 "당연히 넣을 거야" 하는 기대감과 선수들이 "반드시 넣어야 된다"는 긴장감 사이에서 벌어지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 아니겠는가
운동장에서 울고 있는 슈퍼스타 축구선수의 눈물을 보면서 과연 내 삶에도 피할 수 없는 승부차기가 있다면 난 얼마나 자신 있게 골대를 향해 편안하게 슛을 날릴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에 빠져본다 그리고 만약 실패하다라도 다시 훌훌 털고 일어나 다음 경기를 준비하기 위해 꿋꿋하게 일어나 관객들의 따가운 시선을 뒤로한 채 당당하게 걸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힘들고 고민되는 순간이다
그러나 울고 있을 순 없다 실패했어도 좌절하기에는 우리 인생이 너무 짧다 두 주먹 불끈 쥐고 땅을 박차고 일어나 또다시 울려 퍼지는 서포터스의 함성소리를 들으며 힘차게 뛰어나가야 만 한다
비록 인생의 승부차기에 실패하더라도 넘어져 울고 있기엔 우리 인생 너무 짧다
언제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뛸 때마다 가족같이 응원하는 서포터스들의 박수소리를 들으며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위로 신발끈을 고쳐 매고 다시 한번 달려 나갈 것이다  새롭게 시작되는 경기를 위해서 말이다

*작가 후기
2016년 수필로 등단한 후 쓴 글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리 선수들이 실수하더라도 따뜻한 응원을 보내길 바라며 다시 퇴고해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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