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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ㅎㅈ Aug 24. 2016

맥알못의 중고 맥북 사기

맥잘알들이 보면 귀여울 거에요


맥알못이 맥을 사려니 힘들었다. 보통 맥을 중고로 사는 사람들은 맥고수이거나 맥덕후들이 많았기 때문에. 블로그 여기저기를 일일이 살펴보고 주변 사람들을 너무 귀찮게 했는데 혹시나 맥알못1234가 맥북 중고 거래를 하려 한다면 이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 



어디서

일단 그냥 맥을 사려면 내 장기를 하나 팔아야 하기 때문에 1년도 채 안 된 내 노트북을 팔고 거기에 원래 여행가려고 모아둔..^_ㅠ 인턴 월급을 보태 사기로 결심했다. 노트북을 65만 원에 팔았고(개이득) 맥쓰사(맥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네이버에 맥 중고 전문 카페가 있어염)에서 눈팅을 했다. 


맥 프로? 에어?

처음에는 맥 에어를 사려고 했으나 무게 차이가 200g이라면 그냥 프로를 사야겠다 마음 먹었다. 예전 노트북 살 때도 '어차피 워드 작업만 하겠지' 했으나 어찌어찌 하다보니 워드 작업만 할 것 치고는 꽤 고사양을 구매했었다. 이후 포토샵, 프리미어 등을 돌리면서 그때 그 노트북을 산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프로를 사기로 마음 먹었다.


사람들이 에어보다 프로를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는 레티나 액정 때문이다. 하지만 레티나는 애플이 그냥 갖다 붙였다는 말도 있고, 사람들 눈으론 레티나나 일반 맥북 에어 액정 사이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내 맥북 프로를 한참 사용하다 에어를 보면 눈 아프다. 눈이 아픈 이유는, 에어 화면 속 글자는 뭔가 뭉개져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선명하고 날카롭지 않고 흐린 듯한 느낌. 해상도의 차이도 꽤 크다.


체크해야 할 것들

2014년에 맥북 프로가 한번 리뉴얼 됐다고 해서 14년형 이후로 봤고 사양은 기본 사양(메모리 8GB, 저장공간 128GB)으로 봤다. 맥북 중고를 살 때는 총 배터리 완전 충전량과 배터리 사이클이 중요하다. 


우선 배터리 사이클이란 간단하게 말해서, 완전히 방전이 되고 난 후 다시 충전기를 꽂아 완충이 되는 횟수를 기록하는 단어다. 다시 말해 이 배터리 사이클로 대강 이 노트북이 얼마나 오래 사용됐으며 어떤 식으로 배터리를 사용했냐를 알 수 있다. 그래서 배터리 사이클이 100자릿수로 들어가면 꽤 사용감이 있는 중고로 판단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점은 (꽤 산 지 됐음에도) 배터리 사이클이 낮다고 해서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너무 낮을 경우는 오히려 방전을 잘 시키지 않았거나, 자주 완충이 된 상태에서 계속해서 충전기를 꽂고 사용했다는 말인데, 전자의 경우엔 배터리의 무슨.. (문송합니다) 아무튼 내용물이 굳는다나 뭐라나 뭐지 아무튼 안 좋다고 한다. 후자의 경우엔 다른 노트북처럼 밧데리의 최대 충전치가 낮아질 수 있는 (문송). 아무튼 좋은 것만은 아니라고 한다.


이번에 내가 구매한 맥북은 배터리 사이클이 18이었고 이 정도면 매우 낮은 편이지만 배터리 최대 충전량은 그렇게 높지 않았다. 그 말은 결국 배터리 사용을 그렇게 잘한 편은 아니란 말이다. 완충이 됐으나 계속해서 충전기를 꽂고 있었다는 말. 내 맥북은 지금 최대 충전량이 6천 초반 정도 되는데 이 정도면 완충 후 최대 사용가능 시간이 9시간 정도로 뜬다(이거보다는 좀 더 쓰는 것 같은데). 정확한 건 아니지만, 또 답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배터리 완전 충전량이 6천 후반 정도부터가 중고 구매시 괜찮은 정도라고 한다.


맥북 프로 레티나 13인치, 2014년 mid(mid는 4-6월 정도 출시, early, late도 있다), 램 메모리 8GB, 용량 128GB, 배터리 사이클 18회, 충전 최대량 6천 초반의 중고를 구매했고 가격은 95만 원이었다. 꽤 싼 편이긴 하다. 보통 이 정도 스펙이면 대략 90 후반에서 100 초반 정도 하는 것 같다. 2015년형이면 그 가격이 꽤 차이 난다. 남자친구는 프로 레티나 13인치, 12년 형, 배터리 사이클 약 30회인가 60회인가, 충전 최대량 6천 후반을 중고로 구매했고 가격은 85만 원이었다. 


맥은 몇 inch인지, 몇 년형인지, 메모리가 몇 GB인지, 또 저장용량이 몇 GB인지, SSD가 달렸는지, 배터리 사이클과 전체 충전량이 얼마인지, 외형이 얼마나 손상되었는지에 따라 가격이 다르게 조정된다. 자기가 필요한 맥북의 사양이 최소 얼만큼 돼야 하는지 살펴보고 적절한 것을 적절한 가격에 사자. 그 적절한 가격은 동일 사양의 중고 제품들이 계속 올라올 때 마다 가격을 눈팅해서 감을 잡는 수밖에^_ㅠ

 

외관상 체크할 것

무조건 직거래. 배송 왔는데 벽돌을 보고 싶지 않으면 직거래가 답이다, 우선 가서 반드시 체크해야 할 부분은


1) 우선 외관.. 기스가 얼만큼 났는지 사진과 달리 심하게 손상된 부분은 없는지 확인한다. 중고거래 고수 내 친구 말로는 실제 사진과 달리 심하게 손상됐을 경우 (그래도 사고 싶으면) 직거래에서 돈을 건네기 전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하며 네고를 한번 던져볼 수 있다고 한다.


2) 출시년도, 메모리, 저장용량, 배터리 사이클, 최대 충전량 등 인터넷에 올라온 그 정보 그대로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박스가 있다면 박스의 모델명, 시리얼 넘버와 실제 맥북의 것과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건 화면 왼쪽 위의 �를 누르면 '이 mac에 관하여' 탭이 있고 들어가면 '시스템 리포트'가 있다. 여기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2-1) 이 외에 키보드를 실제로 쳐서 고장난 키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또, 화면에 빛샘이 없는지도 확인하고 액정이 눌린 부분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모두 인터넷 글에 있었으면 상관이 없지만 언급되지 않았더라면 이것도 네고의 대상이 되거나 거래 ㅂㅇ를 해야 한다.


2-2) 보증기간이 언제까지인지 확실하게 체크하고 애플 케어가 있다면 그것도 확실히 기간을 확인한다.


3) 내가 직거래 가기 전에 친구가 '너 같은 감성충 새끼는 맥북 실물 보면 눈 뒤집혀져서 하자는 보이지 않고 사과 마크만 보이게 돼서 바로 가져오게 된다'며 조금 민망하더라도 반드시 꼼꼼하게 살펴보라고 했다. 실제로 직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지하철이나 길거리일텐데 가능하다면 최대한 카페 같은 곳으로 가서 꼼꼼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중고 거래가 그렇듯 사고 난 뒤엔 책임을 묻기가 매우 어려우니깐..


아이폰 유저에게 맥북 프로란

아무튼 데려온 맥북은 아이폰 유저라 그런지 생각보다 어렵거나 그런 건 거의 없었다. 아직 잘 몰라서 그럴 수도 있지만..
-단축기가 너무 편하다. 단축기만 좀 잘 알면 윈도우를 쓰던 유저로서 불편함을 느낄 게 뭐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나 같은 경우엔 은행은 원래도 모바일로만 사용했고 인터넷 결제도 보통 모바일로 구매하거나 모바일에서 안 되는 경우엔 인터넷에서 무통장 거래 설정을 한 후 모바일 뱅크로 보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불편한 점을 모르겠다. 하지만 친구의 말에 따르면 무통장도 안 되는 뭣 같은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럴 땐 크롬을 깔거나 그것도 안 되면 윈도우를 깔아야만 할 거 같은 상황에 처한다고 함..
-생각보다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유일하게 개같이 구린 작업표시줄의 신호등도 바꿨다. 디자인적으론 워낙 깔끔하니 뭐.. 노다웃..
-아 이건 정말.. 아이폰 유저이다 보니 메시지가 연동되는 게 너무너무 좋다. 아니 사실 메시지며 캘린더며 메일이며 폰에 있는 기본템들을 맥북으로도 할 수 있어 너무 편하다. 물론 윈도우도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폰에도 해당 어플을 설치하면 연동할 수 있는 것들이 있지만 기본템들(전화나 문자, 연락처, 캘린더 등)이 된다구!!! 


는 올해 3월에 쓴 글. 반년 정도 사용해 본 결과,

-연동 진짜 진짜 진짜 진짜 편하다. 개굿

-아직 윈도우 안 깔았음. 깔 생각도 없음. 딱히 불편한 점 없음. 결제는 모두 아이폰으로.

-윈도우로 갈아탈 생각 없음. 스마트폰도 안드로이드로 갈아탈 생각 없음.

-밧데리 관리 잘 못하는데도, 밧데리 꽤 오래 감. 완충 후 문서작업 및 인터넷 사용 기준 작업할 만큼 할 수 있음. 예전 삼성 노트북은 산 지 반년쯤 됐을 때 충전기 없으면 꺼지는 왕조루였셈.

-어플이 좋다. 무료 앱들 중에 작업에 좋은 앱들이 매우 많다. 가끔 좋은 어플들이 무료로 풀린다. 대부분 아이폰과 연동된다. 효율성 굿 깔끔은 덤.

-맥북 프로 13인치 기준, 요즘 하도 가벼운 노트북이 많아서 그런지 가벼운 느낌은 아니다.

-13인치다보니 화면이 그렇게 크지 않아 웹페이지 볼 때 짤리거나 가끔 불편함을 느낀다.

-한글 문서는 볼 수만 있다. 주륵

-터치패드 좋다.

-내 실수지만, 사고나자마자 화면에 조그맣게 찍힘 때문에 빛이 새는 걸 발견했다. 그렇게 꼼꼼하게 봤는데도 힝..

-다른 건 중고라서 불편하거나 중고임 자체를 느끼게 해주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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