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아버지

시 읽는 우체통

by 이성주

반토막 아버지

이성주



밥상에 법성포 굴비 올라온다

아버지 굴비 툭, 반 토막 내어

어두육미라, 대가리 들고 살 발라 드신다

아버지, 굴비 맛있어요?

아버지, 굴비 좀 나눠 주세요

목소리 목을 죄어 와도

나는 아무 말 하지 못한다

아버지 입으로 들어가는

법성포 굴비 반 토막

파- 하고 바다가 꼬리 친다

이미 아버지 몸도 반 토막

아버지, 밥상 앞에서 반 토막의 몸으로

법성포 굴비처럼 파- 하고 기침한다

부레를 잃은 법성포 굴비

바다에 떠오를 수 없듯

부레 잃은 아버지

다시 바다로 돌아가지 못한다

굴비처럼 바짝바짝 말라서

아버지 껍질 같은 몸 뚤뚤 말고

다시 누워 지느러미 퍼덕인다

법성포 바다로 조기떼 몰려오면

푸른 물 넘실넘실 찾아오는 만조

반 토막의 꼬리 흔들며

아버지, 소금 바다로 돌아가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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