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하고 사귀는 건 왜 이리 어려울까

by 이성주

사람들은 때때로 자신과 잘 맞지 않은 사람에 대해 왜 그런지 이유를 댈 수가 없을 때가 있습니다. 지독하게 이기적이거나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하는 경우를 제외하곤 딱히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건 나와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그런데 나와 다른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그럴 때 '이해할 수 없는'이라거나 '어려운'이란 수식어로 그 사람을 말하기도 합니다. 결국 그 의미의 본질엔 '좋아할 수 없다'는 뜻이 내포된 것입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너무나 슬퍼집니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조차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그런 것에 초연한 듯 쿨해 보이는 사람은 참 부럽습니다. 타인의 시선이나 관심에 무심해 보이는 사람들 말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나와 비슷한 감정이 있다는 걸 알면 놀라곤 합니다. 아, 기본적으로 인간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구나, 하는 깨달음도 갖습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라고 하지만 그들이 끊임없이 나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들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자기를 더욱 단단한 껍질에 가두기도 합니다. 뭣이 중헌디,라는 영화의 대사처럼 진짜로 하나도 중요하지 않은 것인데 말입니다.


철학자 : 몇 번이고 말했지만,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라고 주장하지. 즉 우리는 인간관계에서 해방되기를 바라고, 인간관계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갈망하네. 하지만 우주에서 혼자 사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해. 생각이 여기에 이르렀다면 ‘자유란 무엇인가’에 대한 결론은 나온 것이나 마찬가지라네.
청 년 : 뭔데요?
철학자 : 단적으로 말해 “자유란 타인에게 미움을 받는 것”일세.
청 년 : 네? 무슨 말씀이신지? ...
철학자 : 자네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 것. 그것은 자네가 자유롭게 살고 있다는 증거이자 스스로의 방침에 따라 살고 있다는 증표일세. p186/ 미움받을 용기


그런데 '미움받을 용기'를 읽고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나는 자유로운가. 그렇지 않다는 대답이 들려왔습니다. 나에게 많은 사람들이 '틀', '도덕적'이란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걸 듣습니다. 미움받지 않으려고 '어려운', '이해할 수 없는' 행동, 그것은 너무 틀에 갇히고 도덕적으로 무장한 언어와 행위들이었습니다. 사실 나는 그렇지도 않은 사람인데 말입니다. 그러고 보니 나의 욕망을 들여다보게 되고 내 마음 속을 들여다보게 됐습니다. 참 어려운 사람 맞더라구요. 그래서 마음을 먹었습니다. 마음 먹은대로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좀 쉽게, 좀 자유분방하게, 좀 더 용기있게 미움받아도 그것이 나임을 인정하는 시간을 보내기로요. 그것이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로.


나는 좀 별납니다. 그리고 그런 나를 사랑하는데 그 꼴이 밉더라도 할 수 없습니다. 중요한 건 나고 나에게 남겨진 시간이 어쩌면 그렇게 길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나는 남아있는 시간동안이라도 나답게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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